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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다운]화이자 코로나 치료제 직격탄, 바이오 CB 리픽싱 ‘주의보’

김유림 기자I 2021.11.09 14:30:30

바이오 대장주 흔들리자 섹터 전체 급락
머크 악재에도 바이오 CB 전환가액 하향
이익 ‘0’ 바이오, 과도한 CB 발행으로 연명
화이자 FDA 긴급사용승인 신청 대비해야
전환가 하향, 소액주주만 지분 희석 피해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성공적인 임상 결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바이오 섹터가 직격탄을 맞았다. 향후 줄줄이 전환사채(CB) 전환가액 하향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소액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가 제기된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5.66%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0.31%에 불과했다. 코스닥 제약 지수 -3.05%, 특례 상장 바이오텍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코스닥 기타서비스 지수 -1.34%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0.11%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바이오 섹터가 약세를 나타낸 이유는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임상 시험에서 높은 효과를 확인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장주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셀트리온(068270)은 전 거래일보다 5.74% 하락한 1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 종가가 20만원대가 무너져서 10만원대로 내려온 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4.75%,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14.20%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투심 악화가 계속될 경우 다시 한번 대규모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달 11일 머크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신청 직후에도 줄줄이 CB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됐다.

엔지켐생명과학, 유틸렉스(263050), 제넨바이오(072520), 한국유니온제약(080720), 에스디생명공학(217480), 인트론바이오(048530), 헬릭스미스(084990), 지노믹트리(228760), 비보존 헬스케어(082800), 이오플로우(294090), 바이오스마트(038460), 수젠텍, 지나인제약(078650), 엘앤케이바이오(156100), 지티지웰니스(219750), 메디프론(065650), 바이오솔루션(086820), 전진바이오팜(110020), 이노테라피(246960) 등 10월 12일부터 11월 8일까지 총 19개 바이오텍의 전환가액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이 포함돼 있다. 전환가액은 1개월 가중산술평균(각 항목의 비중을 고려해 구하는 평균)주가,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 및 최근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산술평균한 가액 이상으로 정한다. 증권 발행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전환가액의 하향조정은 최초 발행가의 70%에 해당하는 가액으로 결정된다.

문제는 소액주주들은 과도한 전환가액 조정으로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이다. CB 투자자는 기관투자자와 큰 손들이 모여 만든 투자조합이 대부분이다. 리픽싱을 할수록 CB 투자자의 이익은 커지지만 반대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은 전환물량이 늘어날 경우 주주가치가 희석돼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지난 8일 전환가액이 8만9082원에서 7만1081원으로 하향 조정된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은 CB 투자자의 전환가능 주식주는 56만1280주에서 70만3422주로 늘어났다. 지난달 18일 수젠텍(253840)은 2만3031원에서 1만6122원으로 전환가액을 대폭 하향 조정했으며, CB 투자자의 전환가능 주식수는 86만8394주에서 124만540주로 급증했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주가가 오를 경우 전환가를 최초 전환가액까지 상향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전에는 전환가액 하향 조정 이후 주가가 상승해도 다시 상향 조정되지 않았다. 다만 개정안 시행 이전에 발행된 CB는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머크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악재도 바이오 전체 투심을 악화시켰는데, 화이자 임상 결과가 직격탄을 날렸다”며 “대부분 바이오회사들은 이익이 없기 때문에 다른 업종보다 과도한 CB 발행으로 연명하고 있다. CB 10회차가 넘어가는 곳이 수두룩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이슈가 또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회사의 CB 발행 현황도 잘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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