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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는 기술·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멈출 줄 모르는 국채 금리 상승이 맞부딪치면서 월가가 ‘고위험 대결’을 앞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3만3800원)를 넘어서면서,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그럼에도 S&P500지수 등 주요 지수는 올해 여러 악재를 버텨왔다. AI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건설이 계속되면서 기업 실적이 계속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 덕분이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미국 증시의 양극화를 키웠다.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AI 관련주와 AI와 무관한 종목으로 쪼개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8월부터는 상승 종목이 소수로 좁혀지면서, 주요 지수는 버텼지만 대다수 종목은 고전했다.
균열은 지난주 드러났다. AI 관련주가 갑자기 급락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한 주 동안 5.5% 떨어졌다. 불안 심리가 번지자 고공행진하던 국채 금리는 유가가 계속 올랐는데도 오히려 하락했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 우려에 금리도 오르지만,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안전자산인 국채로 돈이 몰리면서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떨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그동안 금리 상승으로 부진했던 종목과 업종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AI 성장 서사에 의문을 품는 투자자가 늘면서 AI주가 더 오르기 위한 문턱도 높아졌다. 대형 은행과 펩시코 등 소비재 기업의 초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이제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을 책임은 AI 수혜 기업들의 실적과 전망에 쏠리게 됐다.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두 힘이 줄다리기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마이클 모너핸 파운더스100 상장지수펀드(ETF)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실적 증가 속도가 통상 경기 회복 초기에나 볼 수 있는 수준까지 빨라졌지만,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힘도 당분간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들어 시장이 올랐지만 내년 실적 전망 대비로는 상당히 싸졌다는 점에서 시장에 긴장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실적은 크게 늘고 주가도 버텼지만, 실적에 견준 주가 수준은 오히려 낮아졌다. 팩트셋에 따르면 앞으로 12개월 예상 이익에 견준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S&P500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6일 기준 19.0배로 5년 평균(19.8배)과 10년 평균(19.1배)을 모두 밑돌았다.
주리엔 티머 피델리티인베스트먼츠 글로벌 매크로 디렉터는 기술주가 금리 등 거시경제 압력에서 자유롭다는 생각은 꼭 맞는 얘기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적 증가는 분자에, 자본 비용은 분모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지금 실적은 비약적으로 늘고 있지만 자본 비용도 오르고 있다. 둘 중 무엇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느냐의 경주”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