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죠?" 묻는 행인에 칼부림…경찰 "살인미수 아니다"

채나연 기자I 2024.11.27 10:34:18

피해자, 목덜미 깊이 4㎝ 자상
사건 직후 도주한 가해자 6시간 뒤 자수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중앙선을 넘나들며 운전하는 차에 다가가 “술 드셨냐”고 물어본 운전자와 일행이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26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새벽 제보자 A씨는 자신의 차로 일행을 데려다 주다 한 외제차가 중앙선을 넘나드는 모습을 목격했다.

음주운전이 의심됐던 상황에서 A씨는 일행과 함께 외제차로 다가가 “차량이 비틀거리던데 혹시 술 드셨냐”고 물었다.

운전자 B씨는 “술 마셨다. 우리 조폭인데 어쩔건데. 너희 오늘 죽여준다”며 곧바로 흉기를 꺼내 A씨의 목과 일행의 팔을 찔렀다.

당시 B씨 옆에 있던 동승자 C씨 역시 “오늘 잘못 걸렸다. 너희 교육해 줄게”라며 신고하려는 A씨 일행의 뺨을 때렸다.

사건 직후 가해자들은 A씨가 편의점 직원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하는 사이 현장에서 도주했고 약 6시간 후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당시 목에 깊이 4cm 자상과 타박성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치료를 받은 A씨는 차를 찾으러 현장에 돌아갔고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당시 차 문을 잠그지 못하고 병원에 이송됐다가, (블랙박스를) 확인하러 갔더니 사건 발생 1시간 전까지의 영상만 남아 있었다”며 “(가해자 측이)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지운 것 아니겠나”라고 증거 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가해자들이 폭력 조직에 속해 있거나 가까운 인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A씨는 “문신을 보여 주면서 조폭이라고 말했다. 이레즈미(야쿠자 문신을 가리키는 일본어)로 덮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A씨는 한 조폭조직원으로부터 합의를 종용하는 전화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조폭 조직원이 ‘우리 형(B씨와 C씨)들은 경찰이 관리하는 계보에 없어서 큰 사건도 안된다. 몇 달 징역 살고 나오면 그만이다’라는 식으로 금전 합의를 강요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운전자 B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동승자 C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수사 중이다.

A씨는 경찰의 미온적 수사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사건반장에 “의사가 경동맥 근처를 깊게 찔려 잘못하면 죽을 뻔했다고 했는데, 왜 살인미수가 적용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이 미리 블랙박스 영상부터 확보해 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목이 아니고 목 뒤쪽에 경미한 상처가 난 거다. 살인미수로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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