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는 대퇴골부터 무릎 관절 아래까지 쌀알 모양의 결절이 퍼져 있다. 결절의 정체는 ‘낭미충증(Cysticercosis)’이라는 기생충으로 밝혀졌다.
낭미충증은 촌충종의 유충이 근육이나 뇌 같은 조직에 들어갈 때 생기며 주로 덜 익은 돼지고기 등 유충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해 감염된다.
유충은 사람의 위장관 내에서 5~12주 정도 지나면 성체 촌충으로 진화한다. 성충들이 낳은 알은 대변으로 배출되며 일부는 장에서 나와 체내에서 딱딱한 낭종을 형성한다.
낭종은 촌충알에 처음 감염되고 수개월 뒤에 발생한다. 단단하게 석회화된 채 몸 안에 남아 있어 피부 아래에서 덩어리처럼 느껴질 수 있다.
유충이 장 밖에서 살아남지 못하므로 낭종 자체는 유해하지 않다. 다만 낭종이 뇌에 발생하면 두통과 발작, 정신 착란을 일으킨다. 눈에서는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저하된다.
갈리 박사는 “장을 빠져나온 유충은 혈류로 전신 어느 곳에서나 퍼진다. 뇌와 눈, 피하조직, 골격근이 가장 흔한 목적지”라고 말했다.
이어 “낭미충증은 사람의 대변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며 “항상 손을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절대 날고기나 덜 익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다.
끝으로 “낭미충증의 예후는 대체로 양호하지만, 일부 사례는 치명적”이라며 “매년 전세계에서 약 5000만명이 감염되고, 5만명이 사망하는 걸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돼지고기 기생충은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발견된다. 우리나라는 사육 환경 개선으로 비교적 기생충 감염 우려가 낮지만, 수입 돼지고기는 안전을 위해 가급적 속까지 익혀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