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떠난 메리츠자산운용 매각하나…"모든 가능성 검토"

김보겸 기자I 2022.11.01 13:24:33

메리츠그룹, 100% 자회사 메리츠운용 매각설
"존 리 퇴임으로 신뢰잃은 운용사 매각" 해석도
"실적 부진 메리츠운용 떠안을곳 마땅찮아" 우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지분 100%를 갖고있는 자회사인 메리츠자산운용 매각설에 “자산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지난 6월 메리츠자산운용을 이끌던 존 리 전 대표가 차명 투자 의혹으로 사임하는 등 투자자 신뢰를 잃은 탓에 매각 역시 선택지로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메리츠금융그룹 측은 “매각 등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자산운용의 역량 강화를 위해 모든 방향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메리츠금융그룹이 유럽계 자본 한 곳과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51%와 경영권을 넘기는 내용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객 신뢰를 잃은 운용사를 매각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앞서 메리츠자산운용을 이끌던 존 리 전 대표는 지난 6월 아내 명의로 친구가 운영하는 부동산 관련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 업체에 투자하고 해당 업체를 메리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 편입시킨 것이 알려지며 차명 투자 의혹을 받았다.

존 리 전 대표는 차명 투자 의혹은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소명했으며 투자 대상 업체가 법상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제재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각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존 리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등에서 인사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동진 메리츠금융지주 경영지원실장을 메리츠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세워 사태 수습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적이 부진한 메리츠자산운용을 선뜻 떠안으려는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 상반기 증권사 중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낸 데다 3분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메리츠증권과 달리, 메리츠자산운용은 상반기 영업 손실이 급증하면서 12년 만에 적자를 냈다. 올 상반기 메리츠자산운용의 영업손실은 28억229만원으로 자산운용사 중 6번째로 손실 규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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