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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 YCC 정책 철회하나
호주중앙은행은 한국시간 2일 오후 12시30분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코로나19 이후 호주가 도입한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을 철회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3월 YCC를 도입해 금리를 관리하고 있다. YCC는 특정 국채 금리를 설정한 뒤 이를 넘으면 채권을 무제한으로 사들여 금리를 조절하는 제도로, 일본이 2010년대부터 적극 활용해 온 방식이기도 하다.
지난해 호주는 국채 3년물 금리를 0.25%로 설정해 이를 넘으면 무제한 매입을 통해 금리를 낮춰 왔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회복하려면 경제 주체들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경제활동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채 3년물 수익률 목표치는 0.1%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호주중앙은행은 2024년 4월까지 이 목표치를 0.1%로 유지하고 2023년 말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한 결과 물가가 치솟는 사태가 벌어졌다. 호주 동부 주에서 봉쇄가 점차 완화된데다가, 집값 상승 속도도 심상치 않다. 부동산 컨설턴트 코어로직에 따르면 10월 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6% 올랐는데, 이는 198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지난달 27일 호주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은 2.1%를 기록해 6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 전망치 1.8%도 웃도는 수준이었다.
더 이상 호주중앙은행이 무제한으로 돈을 풀어 금리를 조절하는 방식을 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뜩이나 커진 인플레 우려를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호주중앙은행은 YCC 대상 채권인 2024년 4월 만기물 국채 금리가 목표치인 0.1%를 훨씬 웃돌았는데도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큰 손 고객을 잃은 국채 가격은 폭락했고 단기물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시장, RBA 긴축 메시지 내놓을지 주목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호주중앙은행의 기존 입장이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중앙은행이 YCC 목표치인 0.1%를 방어하지 않으면서 2024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호주중앙은행의 입장도 믿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들은 “수익률 방어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소통이 부족했고 이는 정책 전망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며 “2024년까지 금리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현재로선 지지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호주중앙은행이 이날 회의에서 2022년 2월 채권 매입을 종료하거나 공격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킴 쿤디 호주 코먼웰스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호주중앙은행이 금리 0.1% 목표치를 포기하는 등 금리 인상 지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2년 11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두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2022년까지 금리 인상이 5차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호주중앙은행이 금리 기준선을 0.1%로 유지하는 기한을 기존 2024년 4월에서 1년 앞당기고, 목표치인 0.1%를 0.1~0.5% 범위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NAB 분석가인 타파스 스트릭랜드는 호주중앙은행이 2월에 주당 40억호주달러 채권매입을 종료할 것이며, 2024년이 아닌 2023년 중반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이번주 미국과 영국 중앙은행도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11월 중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월 1200억달러어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영국은행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