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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그간 공공기관이 독점했던 혁신제품의 수요제안을 앞으로 기업은 물론 국민들도 가능해진다.
또 공공조달 구매 플랫폼인 나라장터가 디지털 신기술 기반으로 전면 개편되는 동시에 전자조달서비스가 수요자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된다.
김정우 조달청장은 2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조달업무 방향은 혁신과 상생, 국민안전이며, 이를 위한 6대 중점 과제도 추진하기로 했다.
6대 중점 과제로는 △혁신성장·정부혁신을 위한 혁신조달 가속화 △수요자 지향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추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조달 실현 △정당한 조달거래 환경 조성 △국민안전 우선과 국가자산 관리 효율화 △미래를 선도하는 조직역량·문화 혁신 등이다.
우선 혁신조달 확산의 깊이와 속도를 높여 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으로 혁신기업의 성장·도약을 지원하고 공공서비스를 혁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혁신조달 구매규모를 확대하고, 국민 참여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혁신제품 구매예산은 445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52% 증액됐다.
혁신시제품도 지난해 159개에서 올해 350개 이상 늘린다.
혁신조달 운영방식도 공공기관이 독점하던 혁신 수요제안을 일반국민과 기업에게도 개방하기로 했다.
지정 대상은 물품에 한정하지 않고, 용역과 공사 등으로 확대하고, 한국판 뉴딜 등 정부사업과 연계한다.
전문가 그룹 자문을 거쳐 혁신 수요 아이디어를 숙성시키는 혁신 ‘인큐베이팅(incubating)’과 기술·창업전문가들이 혁신제품을 발굴하는 ‘스카우터(scouter)’ 제도 등도 새롭게 도입한다.
혁신제품 전용몰인 ‘혁신장터’를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테스트에 성공한 혁신제품은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도록 심사 기회를 상시로 제공하기로 했다.
혁신조달 사업의 내실화를 위해 로비 등 부정한 방법으로 참여한 기업은 제재하고, 정책효과를 검증하는 성과관리를 도입한다.
또 올해부터 2023년 구축을 목표로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차세대 나라장터는 인공지능에 의한 맞춤형 상품 추천, 블록체인 기반 서류 위·변조 방지 등 혁신적인 조달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26개 자체 조달시스템은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 후 단계적으로 통합해 조달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디지털서비스, 국방물자, 레미콘·아스콘 등 대량 공사용 자재는 전용 쇼핑몰을 마련하고, 맞춤형 검색·구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대면 조달업무 시스템 이용을 확산하고, 조달데이터 개방도 확대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비대면 업무 수요 증가에 대비해 온라인 화상평가 시스템인 ‘e-발주시스템’ 이용을 공공기관에 확산한다.
민간의 부가가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나라장터에 축적된 계약정보, 공사비 등 조달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나라장터의 데이터·보안관리도 강화한다.
건설일자리 지킴이도 본격 운영해 공공건설 현장의 일자리 정보를 건설 근로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조달기업의 부담과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5000만원 이하 중기조합 추천 수의계약에 대한 조달청 대행을 확대하고, 부정당제재 이력기업에 대한 입찰·계약보증 할증제 폐지, 쇼핑몰 제품의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액도 경감하기로 했다.
조달시장 진입·심사 부담을 낮추기 위해 혁신제품의 물품목록번호 선(先)취득 요건을 폐지하고, 입찰 시 인증반영을 최소화한다.
조달사업의 올해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는 전년 대비 4조 4000억원 늘어난 32조 2000억원이다.
정부에서 마련한 계약특례를 적극 활용하고, 긴급공고, 심사기간 단축 등을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조달사업을 집행할 계획이다.
공공조달시장을 통해 상생·협력과 사회적 가치를 적극 구현한다.
창업·벤처 전용몰인 벤처나라의 판매규모를 지난해 813억원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1200억원까지 확대한다.
반면 편법과 반칙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가격경쟁으로 전락한 적격심사낙찰제는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협상계약, 쇼핑몰 2단계경쟁도 가격보다는 기술·품질이 우수한 업체가 우대받도록 정비할 계획이다.
공사비 산정 시 시장상황을 합리적으로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부실업체의 입찰·계약 참여를 방지하고, 부당행위를 차단하기로 했다.
부실업체 참여 가능성이 우려되는 공급입찰은 제조입찰로 전환하고, 계약(채권) 양도를 제한하는 등 편법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
쇼핑몰 가격감시를 위해 지자체·관련협회 등과 민관합동 공공조달가격 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조달제품 원산지 표시도 강화해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한다.
건설재해 은폐 기업은 산업재해 예방에 따른 가점을 받을 수 없도록 공사입찰 평가기준을 개선한다.
국민 보건·안전 물자에 대한 안정적 공급·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장병들이 먹고 사용하는 국방물자에 대해서는 시식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구배방식을 혁신해 품질 안전성과 다양성을 높인다.
국가자산 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물품 공유플랫폼인 공유누리를 고도화하고, 일본인 명의 귀속재산 국유화 등 국유재산 관리를 강화한다.
김정우 조달청장은 “코로나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외 경제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는 중점과제들을 최대한 앞당겨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과 기업이 그 성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