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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예술대학총학생연합(예총련)과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예교련)은 30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 앞에서 ‘한예종 특별법 폐지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설치법안의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예교련에 따르면 이날 규탄대회는 전국 73개 대학, 219개 학과 대표 10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예종 특별법 절대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예술상생 피해가는 한예종은 각성하라”, “설립취지 망각한 한예종 특별법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예교련 측은 전했다.
규탄대회는 같은 날 오전 11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의 ‘한예종 설치법’ 상정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법안은 한예종에 대학원을 설치해 석·박사 과정 개설이 골자다. 현재 한예종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예술학교인 ‘각종학교’로 분류돼 있어 석·박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하다. 대학원에 해당하는 예술전문사 과정을 이수한 뒤 상급학교의 박사 과정에 입학했을 때만 석사 학력이 인정된다.
이에 한예종은 한예종 설치법을 숙원사업으로 삼고 해당 법안 통과를 추진해 왔다. 김대진 한예종 총장은 지난해 10월 개교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에서 유학 오는 학교가 되기 위해 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예종이 대학원까지 두게 될 경우 지금도 국내 예술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한예종의 독식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예종 설치법은 1999년, 2004년 추진됐지만, 매번 공정성 훼손 등 기존 대학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차영수(중앙대) 예총련 대표는 성명에서 “지역의 예술대학은 죽어가고 있는데 왜 한예종만 특별대우하는가”라며 비난했다. 예술교육의 자율적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지역의 예술교육 발전을 위해 지역으로 내려오라”면서 “각종 특혜는 누리고 교육부의 규제는 받지 않겠다는 한예종의 위선과 욕심의 끝은 어디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예술은 한예종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며 한예종은 한예종의 역할이, 예술대학은 예술대학의 역할이 있고 한예종의 특혜는 이미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예교련측도 “교육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한예종만을 위한 특별법이 웬 말”이냐며 “한예종은 법률상 대학(교)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대학원도 설치할 수 없는데 한에종 설치법안을 통해 석박사 학위과정까지 두는 것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일반 사립대학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예총련과 예교련은 한예종 설치법안 폐기를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한예종 설치법의 폐기를 촉구하는 반대공문을 교육부 등에 보냈다. 교육부는 법안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