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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위험군 넘어 일상에서 마음 돌본다…"자살률 절반으로"(종합)

함지현 기자I 2024.10.28 12:00:54

''자살예방 종합계획'', 일상돌봄·지역주도·시민참여 핵심
마음이음 상담전화 인력 강화…챗봇 등 상담 방식 추가
마음상담소 전 자치구 확대…생애주기별 맞춤형 예방사업
지역 병원·상점 등 나서 고위험 이웃 직접 발굴·지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지금까지는 중증질환자 위주로 관리를 하다보니 일반 시민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했다. 마음 건강에 문제가 생겨 질환으로 발전하기 전까지 서비스가 부족하다보니 악화한 이후 병원찾거나 기관에 등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자살이 개인의 문제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라고 인식하고 대응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서울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깊어진 서울시민의 외로움과 경제·사회적 복합원인으로 증가하고 있는 자살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 지금까지는 자살시도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관리를 펼치쳐 왔다. 그러나 이제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마음건강을 지속적으로 돌보며 외로움과 고립감을 줄이고 이를 통해 자살위험을 낮춰나가는 포괄적 지원 방식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사진=서울시)
◇고위험군 전환 전 마음건강 케어…인프라 확충·구조시스템 구축

서울시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살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1일 내놓은 ‘고립은둔종합대책’의 후속 1탄이다. 2030년까지 서울시민 자살률을 50% 이상 줄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다. 2023년 서울시민 10만명당 자살률은 23.2명으로 전국 평균 27.3명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OECD 국가 평균 10.7명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이번 계획은 △일상 마음돌봄 △지역주도 △시민참여가 핵심이다. 시민 정신건강을 선제적으로 지키고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자살예방활동과 자살이 나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임을 인식할 수 있는 생명돌봄활동 등을 주요 추진과제로 한다.

먼저 시민들이 자살 고위험군으로 전환되기 전 일상 속에서 마음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상담 인프라 확충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구조시스템을 구축한다.

자살 충동 및 위험 감지시 24시간 연결가능한 전화 상담창구를 확대운영하고 정서적 어려움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전문기관에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자치구별 1개소 이상의 ‘마음상담소’도 설치해 필요할 때 편하게 방문할 수 있고 나에게 꼭 필요한 상담 시설을 한번에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한다.

24시간 자살예방상담 마음이음 상담전화 상담 인력은 현재 12명에서 30명(2026년)까지 늘려 한 생명도 놓치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전화상담 외에도 카카오톡, 챗봇, 문자 상담 등 다양한 방식을 추가해 상담 편의를 대폭 개선한다.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 누구나 민간의 전문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경증 우울감과 불안이 자살고위험으로 증폭되는 것을 사전 차단한다는 목적이다. 올해 2만명을 시작으로 매년 대상을 확대해 2027년부터는 매년 10만명에게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9개 자치구에서 11개소를 운영 중인 ‘마음상담소’는 2026년까지 전 자치구 27개소로 확대한다. 정신건강전문요원과 임상심리전문가들이 마음건강에 대한 1차 상담을 실시하고 필요시 민간심리기관을 연계해준다.

◇지역과 함께 고위험군 발굴…시민과 생명돌봄활동 추진

또 하나의 큰 틀인 지역 주도의 일환으로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자살예방 통합모델’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더 체계적으로 지킨다. 자살고위험군 발굴과 지원을 동단위로 추진해 더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정신의료기관에서 진행한 마음건강검진과 상담비용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남겨진 자살 유가족, 재난 경험자 등에 대한 사후서비스와 사회활동도 지원해 유사한 위기상황 발생을 막고, 일상 회복을 적극 돕는다.

청년에서 어르신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사업도 펼친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중장년과 고령층 자살을 막기 위해 고위험군 신속 발굴과 외로움을 줄일 수있는 지역민들과의 네트워크 강화 등에 집중한다.

자살률이 높은 지역은 ‘동행촌 생명존중 마을(가칭)’ 로 지정하고 동네 병원, 상점, 통반장 등이 자살 고위험군 발굴, 맞춤형 지원, 자살위험 수단 차단 등 생명지킴이 역할을 하며 이웃을 돌본다.

동네 병·의원과 협력해 자살 고위험군을 초기에 발굴하고 필요한 상담을 연계한다. 동네 병원에서 1차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우울증 건강설문’과 ‘자살행동 척도 진단’ 등을 실시하고 필요시 지역보건소,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등으로 연계해 심층상담을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시민이 체감하고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생명돌봄활동’을 시민들과 함께 추진한다. 자살예방 메시지·수기 공모를 비롯해 영화제 등 시민참여행사는 물론, 온·오프라인에서도 생애주기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일상에서 자살예방에 동참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주변 사람의 자살위험 신호를 빠르게 인지해 전문가에게 연계하는 ‘생명지킴이’도 체계적으로 양성해 이웃에 지속적인 도움을 펼칠 수 있도로 한다. 정기적인 자살예방교육과 함께 생명지킴이 매뉴얼 개발, 활동 지침 등을 배포할 예정이다.

시는 서울시민의 생명을 안전하고 폭넓게 보호하기 위해 자살예방정책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서울시 자살예방위원회’를 신설·운영하고, 자살 등 각종 통계 분석과 심리 부검 강화, 자치구별 전담조직 구성 등 안전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초기 우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시민에 대한 선행적인 지원과 마음관리로 외로움 없는 서울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서울시민의 자살률을 지속적으로 낮춰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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