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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반도체 공정의 주류인 리소그래피는 동일한 구조를 대량 생산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소자의 형태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기 어렵고 공정이 복잡해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게다가 기존 레이저는 기판 위에 눕혀 만드는 수평 구조가 많아 공간을 차지하고, 빛이 아래로 새는 문제로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전압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잉크 방울(아토리터 수준)을 정밀하게 제어해, 원하는 위치에 기둥 형태의 나노 구조물을 수직으로 직접 인쇄하는 방식이다. 재료를 깎아내는 복잡한 공정 없이 ‘찍어내듯’ 쌓는 방식이어서, 집적도와 배치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품질이다. 연구팀은 인쇄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구조물의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빛 손실을 줄이고 레이저 효율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프린팅 과정에 기체상 결정화 제어 기술을 결합해 결정이 거의 한 방향으로 정렬된 고품질 구조를 구현한 것도 특징이다.
기능 확장 가능성도 제시했다. 나노 구조물의 ‘높이’를 조절해 레이저가 내는 빛의 색을 정밀하게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를 응용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수 장비로만 확인되는 레이저 보안 패턴을 제작해 위조 방지 기술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김지태 교수는 “복잡한 공정 없이 빛으로 계산하는 반도체를 칩 위에 직접 고밀도로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며 “초고속 광컴퓨팅과 차세대 보안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지난해 12월 6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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