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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8시50분쯤 ‘친구가 술을 마시고 혼자 한강으로 간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 즉각 추적을 시도했다. 휴대전화 위치값 추적 등으로 반포대교 교각 위에 있는 A씨를 발견해 반포지구대 소속 지역경찰 위기협상요원을 즉각 투입했다.
당시 경찰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A씨에게 조금씩 접근했다.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나”, “어려운 일 있으면 같이 이야기하고 고민해보자”고 A씨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해주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라포(rapport·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한 경찰은 A씨에게 “안전하게 모시러 왔다. 손을 살짝 잡겠다”고 말하고 A씨를 토닥여줬다. 이후 경찰은 A씨와 함께 안전하게 반포대교 상단으로 이동했다.
이후 A씨는 위기협상요원들에게 자신이 힘들었던 부분을 자세히 진술하는 등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요원들에게 “혼자 있기 무서웠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4월부터 ‘위기협상요원’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위기협상요원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이들에 특화된 경찰로 구조부터 사후관리까지 철저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간 본서 위기협상요원만 운영해오던 서초경찰서는 ‘현장 도착시간까지 20여분 걸린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지역경찰 위기협상요원을 운영하고 있다. 인질강도, 납치감금, 테러 등 강력사건은 본서 위기협상요원이,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사건은 지역경찰 위기협상요원이 맡고 있다.
지난 14일 A씨를 구한 지역경찰 위기협상요원은 “전문교육 때 배웠던 대화기법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베어 사용할 수 있었던 계기”라며 “이번 구조사건을 계기로 자살 구조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