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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우리 군은 서부 전선에서 발생하는 총기 및 폭발 사고의 경우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치료 전문의 이국종 교수에게 의뢰하는 업무협약(MOU)을 맺고 있다. 이는 현재 국군수도병원에 중증외상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국방부는 ‘2013~2017년 군 보건의료 발전계획’에서 2015년까지 중증외상센터를 마련하기로 했지만, 예산과 실속 논란 속에 늦어졌다.
실제 2015년 8월 북한군 목함지뢰 도발로 양쪽 발목 부상을 입었던 하재현 하사는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특수외상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어 분당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기도 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일어났던 사고와 질이 떨어진다는 군 의료에 대한 불신을 씻기 위해 지난 2013년에 이어 올 1월 ‘2017~2021 군 보건 의료 발전계획’을 세우고 향후 5년 간 진료능력 개선을 집중 추진할 계획을 재발표했다.
그동안 △ 감염병 예방 △ 질병의 조기진단 △ 환자의 신속 후송 분야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핵심인 진료능력 개선 부분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것이 군의 판단이다.
국방부는 2021년까지 군 의료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반복적으로 지적된 핵심문제를 집중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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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이국종 교수다. 귀순 병사 수술을 맡은 이 교수는 현재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외과장, 권역외상센터장 등을 겸임하고 있으며 국내 중증외상(교통사고, 추락, 총상 등으로 인한 치명적인 외상)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이 교수는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 주목을 받았다. 해군 갑판병 출신인 이 교수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5년 해군 홍보대사이자 명예 대위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해군과 해병대 장병 치료에 힘써 올해 4월 명예 소령으로 진급했다.
석 선장처럼 이번 귀순 북한병사도 총상이 장기 주요 부위를 손상시켜 치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앞으로 열흘 동안은 고비를 계속 넘어야 한다. 장기에 분변의 오염이 심해 강제로 봉합해 놓은 상태”라며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출혈이 조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군 측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대한민국으로 넘어오고자 한 사람이니 최선을 다해 살리려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사고는 유엔 관할구역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미국의 의무후송팀의 블랙호크 헬기가 신속하게 귀순 병사를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한 병원 관계자는 “한국 군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조치다. 빠른 후송과 응급조치 덕에 이 병사가 살 수 있었다”면서 “안 그랬으면 병원 도착 전에 사망했을 수도 있었다“고 우리 군의 의료 현실을 지적했다.
이번 사건 처럼 군에서 발생한 중상을 민간에서 치료하는 현실은 테러 등 안보 차원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