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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제한론이 나온 배경에는 기록적인 가격 상승이 있다. OPIS에 따르면 미국 평균 소매 디젤 가격은 갤런당 6.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 3.69달러와 비교하면 약 70% 올랐다. 배런스 집계로는 16일 가격이 6.31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디젤 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적은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해외 공급량은 크게 늘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한 OPIS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로 끝난 주간 미국의 디젤·난방유 등 증류유 수출은 하루 평균 180만배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이 100%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국내 가격이 치솟자 해외로 나가는 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글로벌 디젤 공급망은 이미 빠듯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 차질이 확대된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이달 말 종료할 예정이던 디젤 수출 제한을 10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현지 매체 베도모스티가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6대 디젤 생산 정유시설 가운데 3곳이 이달 드론 공격에 따른 피해로 생산량을 크게 줄이거나 가동을 중단했다.
세계 주요 공급국이 동시에 자국 시장 방어에 나설 경우 국제 디젤 공급난을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세계 최대 디젤 수출국으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경우 유럽과 중남미 등 미국산 정제유 의존도가 높은 시장의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미국 내에서도 수출 제한의 실효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은 석유·연료 수출을 막더라도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정유능력의 55%가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돼 있어 수출 물량을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돌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출길이 막힐 경우 정유사가 생산량 자체를 줄이면서 국제 공급을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글로벌 디젤 시장의 불안이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각국의 정책 대응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가 실제 수출 제한을 연장한 데 이어 미국에서도 같은 카드가 정치권에서 거론되면서, 자국 물가를 잡기 위한 공급 통제가 국제 정제유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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