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내년 물량까지 상반기 계약"…SK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축포(종합)

김소연 기자I 2025.01.23 10:52:16

4분기 영업익 8조원 돌파…상장사 1위 유력
HBM 매출, 전년比 4.5배↑…올해 100% 이상 성장
올 하반기 HBM4 12단, 내년 하반기 16단 공급

[이데일리 김소연 조민정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8조원의 성적을 냈고, 연간 영업이익은 23조원을 돌파했다.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수익 성장을 이끌었다.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HBM이 차지했다. 지난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4.5배 증가했고, 올해는 HBM 매출이 100% 성장할 것으로 회사는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와의 공급 논의를 이미 시작해 내년 물량 계약까지 올해 상반기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이천본사. (사진=연합뉴스)
◇ 연간 영업익 23조원 돌파…시장 기대치 넘어

23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66조1929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는 2018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기존 최고였던 2022년(44조 6216억원)보다 2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 호황기였던 2018년(20조 8437억원)의 성과를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19조 7670억원, 영업이익은 8조 828억원(영업이익률 41%)에 달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8조9억원)를 넘어섰다. 순이익은 8조 65억원(순이익률 41%)을 기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전체 상장사 중 영업이익 1위도 유력하다.

4분기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계획대로 HBM3E 12단 제품은 출하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과 12단의 공급과 판매확대로 연간 HBM 매출이 전년 대비 4.5배 이상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HBM과 기업용 SSD 등 AI 메모리 수요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AI 메모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메모리 시장은 고성능·고품질 중심의 메모리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HBM 매출은 강한 수요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의 수요가 의미있게 증가하며 고객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HBM3E 12단 출하는 차질 없이 진행 중으로, 올해 상반기 계획대로 전체 HBM3E 출하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SK 그룹 전시관에 SK 하이닉스의 세계최초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16단 제품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HBM4 16단 내년 하반기 공급…내년 물량도 상반기중 확정

SK하이닉스는 HBM 주도권을 지속해서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생산 물량을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이미 확정한 바 있다.

HBM4는 12단은 올해 하반기 공급, HBM4 16단은 내년 하반기 공급을 목표로 했다. 6세대 HBM인 HBM4에서는 처음으로 베이스 다이에 로직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하게 되는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과 원팀 체계 구축해 협업하고 있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체 투자 중 대부분이 HBM과 인프라 투자에 집중되리라 부연했다.

특히 회사는 이미 내년 HBM공급 물량에 대한 논의를 엔비디아와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 내년 물량의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것으로 자신했다. 또 HBM은 장기 공급계약 체계를 유지하면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기술력을 강조하며, 1c나노미터 D램 제품을 개발 완료하며 양산성을 확보했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HBM4E 제품에 1c 공정을 적용해 차세대 HBM 제품 개발과 적기 공급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가져가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HBM 시장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SK 그룹 전시관에 SK하이닉스 HBM3E가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된 모습. (사진=김소연기자)
◇ 레거시 D램 생산 줄이고 HBM에 집중…中 시장 영향력 우려

반면 가격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레거시 D램은 생산을 줄인다. 레거시D램에서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은 가속할 계획이다. 중국 메모리 기업이 DDR4와 LPDDR4 등 레거시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시장 수요는 줄어들면서 레거시 D램 제품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AI 메모리의 가격은 오르고, 레거시 D램 제품 가격은 하락하는 제품별 디커플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회사는 “HBM과 DDR5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들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DDR4와 LPDDR4 레거시 제품은 생산을 계속 줄여가며 재고를 건전화시킬 계획”이라며 “DDR4와 LPDDR4와 같은 레거시 제품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한자릿 수로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일부 기사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DDR5판매까지 거론되고, DDR5 시장 영향력도 우려된다”면서도 중국 업체와의 기술력에선 큰 차이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가 적용하는 선단공정에 비해 중국 업체들의 기술과 제품 성능·품질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대중 제재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선단 테크 공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쉽게 기술을 따라오진 못하리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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