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합' 日사모펀드, 도시바에 인수액 21조원 제시

방성훈 기자I 2022.11.08 12:11:58

우선협상권 확보한 JIP, 2.2조엔 규모 정식 인수안 제출
회사 주식 비공개 전환 조건 내걸어…"현 주가도 너무 비싸"
도시바 대주주 기대보다 낮아…성사 여부 불투명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전자기기 업체 도시바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연합 사모펀드(PEF) ‘일본산업파트너스’(JIP)가 2조 2000억엔(약 20조 8200억원)에 도시바의 주식 전량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회사 주식을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사진=AFP)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JIP는 이날 도시바 측에 회사 주식을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전제 하에 2조 2000억엔에 전량 매수하겠다는 내용의 정식 인수안을 제출했다. JIP는 지난달 도시바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뒤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인수액은 현재 도시바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책정됐다.

JIP가 제안한 문서에는 도시바 자산 산정에 대한 세부 사항, 인수를 위한 자금 현황 및 추가 자금 확보 계획 등이 담겼다. JIP는 현재 오릭스, 주부전력 등을 포함해 일본 기업 10여 곳으로부터 1조엔(약 9조 5000억원)을 확보했으며, 부족한 금액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융자 보증에 대해선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아직 확약을 받지 못한 상태다.

JIP가 회사 주식을 비공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 것은 최근 반도체 업계의 미래가 불투명한 데다, 현재 도시바의 경영 재편이 확정돼 주가가 상승 추세를 보이는 등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 상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식공개매입(TOP)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할 경우 일반적으로 주가를 높인 뒤 주식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JIP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수액도 현재 시가총액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정해진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도시바는 경영 재편안을 검토하는 특별위원회에서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시바의 대주주인 해외 투자펀드는 더 높은 가격에 매각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저 등으로 달러화 전환시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요미우리신문은 도시바와 JIP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일본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투자기구’(JIC)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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