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비행기로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승객이 늘고 있다. 공항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명절마다 유실물도 늘어나지만, 주인을 제때 찾지 못해 매각되거나 폐기되는 양이 상당수이다. 공항 관계자들은 ‘골든타임’ 안에 분실을 접수하지 않으면 유실물을 되찾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이 머물 자리를 돌아보는 습관을 들여야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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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행객이 몰리는 명절 연휴마다 공항에서 물건을 잃어버리는 승객이 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받은 유실물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설 연휴기간 공항에 접수된 유실물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설 연휴 나흘간 공항에 접수된 유실물은 608건으로, 하루 평균 152건씩 분실이 발생했다. 1년 전인 2023년에는 499건, 2022년과 2021년에는 각각 50건과 49건씩 분실신고가 접수됐다.
공항 구석구석을 다니는 청소도우미들은 유실물을 가장 많이 발견하는 이들이다. 인천공항에서 1년 넘게 근무했다는 정민(66)씨는 “하루에서 몇 건씩 휴대전화나 지갑, 옷을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발견한다”며 “800달러나 되는 돈뭉치를 주워서 유실물관리소에 맡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유모(35)씨도 “출입국 과정에서 신분증이나 여권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여객터미널과 탑승동, 교통센터 등 공항 안에서 발견된 유실물을 법정기간인 6개월 동안 보관하고 있다. 유실물관리소는 공항직원이나 승객에 의해 습득된 유실물을 경찰청 유실물통합포털(Lost112)에 등록해 주인이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6개월 넘게 반환되지 않은 물건은 유실물법에 따라 폐기되거나 기부기관 등에 매각 또는 양도된다. 단, 국내여권은 외교부, 신분증은 경찰청, 휴대전화는 ‘핸드폰찾기콜센터’로 인계된다. 외국여권은 습득일로부터 한 달간 보관하다가 각국 대사관으로 이관되고, 음식물은 당일이나 일주일 뒤에 폐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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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미 인천공항 유실물관리소 파트장은 “100만원 이상 고액현금도 하루에 1~2건씩 들어온다”며 “최근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스마트 워치 같은 고가의 전자기기도 많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전 파트장은 “이틀 안에 관리소를 방문하거나 전화하면 50%는 반환되지만 이후에는 못 찾는 경우가 많다”며 “즐거운 여행을 위해 분실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앉은 자리를 늘 되돌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