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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는 9일 오전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면담을 위해 대법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조 후보자는 지명 소감을 묻는 첫 질문에 “어깨가 많이 무겁다.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법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 혹시 누를 끼치지 않을까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장 자리를 한차례 고사한 뒤 수락한 계기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중책을 맡기에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차례가 아니라 수천 수만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답했다.
사법부 신뢰 회복과 관련한 우선과제를 묻자 조 후보자는 “당장은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면서도 “혹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법부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불교 신자로 알려진 조 후보자는 보수 색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불교 경전 중 하나인 금강경에 등장하는 ‘무유정법(無有正法)’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무유정법은 ‘정해진 법이 없는 게 참다운 법’이라는 말”이라며 “예전에 대법관 취임사에서도 ‘우리 두 눈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본다는 법’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평생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만 66세의 조 후보자는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에 따라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는 “단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헌법을 받들겠다”며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1957년생인 조 후보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을 합격한 뒤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장 등을 거쳐 2014년 3월 대법관에 임명됐고 2020년 3월 대법관 퇴임 후엔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