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힘 되주던 동료”…눈물로 떠나보낸 경찰견 럭키

이준혁 기자I 2023.10.20 16:22:14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경찰견 ‘럭키’가 대전경찰특공대에서 8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급성 혈액암으로 지난달 숨을 거뒀다. 폭발물 탐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럭키를 두고 동료 경찰들은 “국가를 위해 헌신해 줘서 고맙다”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 고생했어” 등의 추모 글을 남겼다.

럭키의 임종을 지키는 대전경찰특공대원들. (사진=연합뉴스)
마리노이즈 견종인 럭키는 2015년 4월 태어나 대전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탐지견으로 활약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주요 행사와 폭발물 신고 출동, 실종자 수색 등 200회 이상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대회에서 매년 폭발물 탐지 및 수색견 운영 부문 3위 안에 들 정도로 우수한 기량을 자랑했다. 2017년 관세청장배 전국 폭발물탐지견 경진대회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초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대회에서는 수색견 운영 부문 2위에 올랐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원인 미상의 종괴가 생기고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급성 혈액암 전신 전이 진단까지 받았다. 지속해서 약물과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스스로 움직이기도 힘들고 배변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피부욕창과 내출혈까지 럭키를 괴롭혔다.

종괴·혈액암 투병 중이던 럭키. (사진=연합뉴스)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 럭키에게 고통만 남을 뿐”이라는 수의사의 진단에 결국 안락사가 결정됐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25일 특공대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럭키 안장식을 엄수했다. 태극기로 감싼 럭키의 유해는 특공대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특공대 사무실 앞에 묻혔다.

6년 동안 럭키의 핸들러였던 대전경찰특공대 이상규 경사는 “언제나 제가 준 것 이상으로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주는 동반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워낙 쾌활하고 체력도 좋아서 사실 사고도 많이 치는 개구쟁이였다”며 “다른 개들과도 안 싸우고 대원들과 유대가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장 당시 3주가량 럭키와 동고동락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오랜 임무에 지칠 만도 했지만 항상 옆에서 힘이 되는 동료였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고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임무 수행 중인 럭키와 핸들러 이상규 경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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