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9월 19일 18시 2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박수익 김재은 기자] STX(011810)가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인수의사를 돌연 철회하면서 SKT의 단독입찰 허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TX의 입찰 포기로 이르면 21일로 예정됐던 입찰안내문 발송은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단은 당초 입찰방식에 대한 세부적인 방안을 20일까지 서면결의로 확정 짓고, 입찰안내문을 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STX가 빠지면서 남은 인수후보가 SKT밖에 없다. 따라서 채권단은 SKT에게 단독입찰 기회를 부여하거나, 일정 시간을 두고 SKT와 경쟁할 다른 후보를 물색하는 등 `대원칙`을 먼저 정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단독입찰이 불가능하지 않다. 채권단은 2009년 9월 하이닉스 공개매각을 위해 실시한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효성그룹이 단독으로 응찰하자 이를 인정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했다.
매각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당시 "대표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위임해 정한 절차에 따라 한곳만 LOI를 제출하더라도 정상적인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는 딜이 무산됐지만 채권단과 매각주관사 모두 단독입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사례다. 효성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LOI 단계에서는 복수경쟁이 이뤄져, 당시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됐던 점도 변화된 요인이다.
하이닉스 매각에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법률은 아니지만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을 감안해도 단독입찰의 근거는 성립한다. 예금보험공사의 가교저축은행 매각처럼 국가가 개입된 M&A는 기본적으로 이 법에 따라서 진행한다.
법에 따르면 2번의 공개입찰 후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고, 수의계약마저 유찰될 경우 예정가격(국가가 사전에 정한 희망가격)까지 낮출 수 있다. 하이닉스의 경우 2009년에 이어 2010년 초에도 연거푸 매각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도 하이닉스 매각 초기인 지난 6월 "단독입찰시 2주 정도 기간을 두고 연장한 뒤, 이후에도 추가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기본적인 요건이 되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미 신주 14%+구주 6%를 매각하고, 신주발행가격 결정방식은 물론 구주프리미엄 부여 등 구체적인 입찰 방식을 마련해놓은 상황이다. 이는 하이닉스 매각 역사상 가장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채권단이 단독입찰 허용 여부라는 `대원칙`만 정한다면, 매각작업의 속도는 언제든지 빨라질 수 있다.
관건은 채권단이 단독입찰시 불거질 수 있는 특혜논란과 매각실패시 떠안아야 하는 부담 중 어느쪽을 비중있게 선택할 것인지 여부다. 하이닉스 매각주관기관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입찰일정 연기는 불가피하다"며 "빠른 시일내 채권단 회의를 통해 단독입찰 허용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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