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만 19곳 "등록금 올린다"…학생들 반대에도 인상 행렬

김윤정 기자I 2025.01.20 14:40:03

이화여대 이어 연·고대 등 최대 5.49% 인상 검토
"17년 동결로 재정난"…대학생 98% "인상 반대"
"설연휴 전에 결정…이번주 등록금 책정 분수령"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서울 소재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행렬이 본격화하고 있다. 교육부의 동결 요청과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 최근 19개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고,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반지민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등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만 최소 19곳 이상의 사립대가 올해 등록금 인상을 확정했거나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이화여대는 지난 18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2025학년도 등록금을 전년 대비 3.1%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3.9% 인상안이 제시됐으나 학생 반발을 고려해 인상 폭을 낮췄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6300억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우선 활용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지만, 등심위에서 학교 측 위원과 외부 전문가들의 찬성으로 인상이 가결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들의 등록금 인상 결정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국민대 4.97%(신설학부 제외 3.8%), 서강대 4.85%, 성공회대 5.1%, 성신여대 5.3%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고려대, 경희대, 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들도 올해 법정 인상률 상한선인 5.49% 수준의 인상을 검토 중이다. 경기권에서는 단국대·서울장신대(각 3.6%), 인하대(5.2%)가, 비수도권에서는 부산교대·진주교대·영남대(각 5.4%) 등이 인상을 결정했다.

대학들은 인상 사유로 17년간 동결된 등록금을 꼽고 있다. 앞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실시한 조사에선 회원교 총장 140명 중 75%가 “향후 5년간 대학 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학생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전대넷이 1800여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8%는 등록금 인상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지난 15일에는 이화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 소속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교육부는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동결 대학에 한해 교내장학금을 최대 10% 감액해도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고, 대학혁신지원사업비의 30%까지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서울대를 비롯한 거점 국립대 10개교와 일부 사립대는 동결을 결정했다.

대학들 사이에서는 설 연휴 전인 24일까지 등록금 인상을 확정 짓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6일간의 행정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연휴로 인한 업무 공백을 고려할 때 이번 주가 등록금 결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197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대교협은 오는 22일 정기총회를 열고 정부에 등록금 규제 완화와 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할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