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수출, 5년 만에 ‘최저’…“2차전지 업종 주가, 부담스러운 박스권”

박순엽 기자I 2026.02.20 07:59:53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양극재 수출이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2차전지 소재 업황이 여전히 ‘바닥 다지기’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전기차(EV) 시장의 속도 조절과 전방 수요 부진, 재고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2026년 1월 국내 양극재 수출액은 3억달러로 전월 대비 20% 감소했고, 수출량은 1만 3000톤으로 전월 대비 23% 줄었다”며 “수출 단가는 24달러/kg로 전월 대비 3% 상승했다”고 말했다.

(표=한화투자증권)
특히 수출량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김 연구원은 “1월 양극재 수출량은 2020년 10월(1만 2000톤)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며 “미국향 수출 물량 급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고, SK온의 유럽향 물량 축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배경으로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조정이 지목됐다. 이 연구원은 “미국 자동차 빅3(GM·포드·스텔란티스) 모두 전동화 전략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며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배터리 JV 구조조정 및 가동 중단, BEV 프로젝트 축소, HEV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6년 미국 EV 배터리 시장에 대한 눈높이도 크게 낮아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원재료 가격 흐름도 ‘단기 개선 제한’ 쪽에 무게가 실렸다. 보고서는 리튬 가격이 1월 말 23달러/kg로 고점을 형성한 뒤 2월 들어 19달러/kg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됐다고 짚었다. 리튬 가격 상승분이 양극재 판가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은 2분기부터로 예상되지만, 업체들이 이미 재고를 크게 낮춘 상황에서 전방 판매 부진이 겹쳐 “단기적으로 리튬 가격 반등에 따른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주가 흐름은 ‘박스권’으로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주가는 1월 강세 이후 2월 들어 보합세”라며 “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미국 시장 수요 둔화 우려는 이미 추정치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ESS 관련 긍정적 모멘텀 역시 일정 수준 반영돼 추가 상향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은 주가 하방 경직성은 확보됐으나 단기적으로 강하게 반등하기도 부담스러운 박스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 반등 촉매로는 유럽 정책 변수가 제시됐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반등 모멘텀은 유럽의 산업 가속화법(IAA)”이라며 “2~3월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고, ‘Made in Europe(역내 생산)’ 요건이 강력하게 포함될 경우 유럽 현지 공장을 구축해 둔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의 경쟁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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