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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푸른바다거북, 2년 연속 고향에 성공적 안착

임애신 기자I 2022.04.01 14:50:48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인공위성 추적장치로 확인
환경파괴로 국제적 멸종위기…포획·거래 엄격 규제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지난해 인공증식 후 제주도에서 방류된 푸른바다거북이 2년 연속 아열대 해역에 성공적으로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거북은 연안 개발과 환경 오염 등으로 산란지가 파괴되면서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는 푸른바다거북의 멸종을 막기 위해 야생개체군 회복에 힘쓰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해 8월 인공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해 제주도 중문 해수욕장에서 방류한 어린 푸른바다거북이 2년 연속 따뜻한 아열대 해역까지 성공적으로 남하했다고 1일 밝혔다.

바다거북 개체인식표와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한 모습. (사진=국립해양생물자원관)
‘멸종위기동식물의 국제무역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바다거북의 포획과 거래는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의 보전을 위해 한국에 출현하는 바다거북 5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포획·유통 등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바다거북 보호를 위해 인공증식을 통한 종 복원과 개체수 회복에도 힘쓰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방류되는 바다거북이 서식지에 잘 적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공위성을 이용해 추적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제주도 중문해수욕장에서 자연방류한 푸른바다거북 4년생 두 마리 중 KOR0152번은 대만 남부 해역으로, KOR0153번은 중국 푸젠성의 푸저우시 남부에 성공적으로 남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9월 방류된 후 3847km를 헤엄쳐 베트남 동쪽 해안까지 이동한 푸른바다거북 3년생(KOR0139번)에 이어 2년 연속 남하에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해양생물의 서식지외보전기관(아쿠아플라넷 여수)’의 인공환경에서 증식된 바다거북이 자연에 방류됐을 때 성공적으로 생존할 뿐 아니라 어린시기를 보낼 따뜻한 해역으로 스스로 이동해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바다거북은 부화 후 성체까지 성장할 확률이 1% 내외에 그치는데, 특히 초기 2년 동안의 생존율이 매우 낮다. 더구나 어린 바다거북은 작은 크기 때문에 인공위성 추적 연구가 불가해 자연에 방류됐을 때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제주도에서 함께 방류된 붉은바다거북 성체 KOR0151번은 강원도에서 가을을 난 후 지난해 12월 10일부터 남동쪽으로 이동해 독도 인근을 거쳐 2월 24일 일본 야마구치현으로 이동했다. 울릉도와 독도는 비교적 먼 바다로 수심이 깊어 바다거북이 잘 보고되지 않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의 바다거북이 울릉도와 독도 해역까지 이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완현 관장은 “한국에서 인공증식 후 자연으로 보내진 푸른바다거북이 2년 연속 성공적으로 적응한 것은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야생개체군 회복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라며 “해양보호생물인 바다거북이 우리 바다에서 더 많이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보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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