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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당시엔 증거로 인식 못 해”…‘장윤기 사건’ 경찰관들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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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6.09.15 08: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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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인멸방조 혐의 공판
변호인 "당시 범행 흉기조차 발견하기 전인 시점"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방조하고 수사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경찰서 전 강력팀장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지난 7월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지난 7월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단독(이승연 판사)은 전날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인멸방조, 증거은닉 방조,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57) 경감과 B 경사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 경감 측은 “증거인멸교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부인한다”며 공모 관계와 각 혐의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 경감 측 변호인은 “수사 초기에는 이 사건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묶음을 강간살인의 증거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당시 범인 검거와 범행 경위 확인, 흉기 등 살인의 직접증거 확보를 우선했다. 해당 물건들을 확인할 당시에는 범행에 쓰인 흉기조차 발견하기 전이었다”고 했다.

그는 차량 위치와 장윤기 주거지 주소, 현관 비밀번호 등을 알려준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압수수색과 감식이 끝난 차량이나 주거지 위치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직무상 비밀로 보기 어렵다”며 “당시 케이블타이와 리얼돌의 증거 가치도 인식하지 못했던 만큼 이를 알려줄 고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압수물이 아닌 피의자 소유 차량을 가족에게 돌려주기 위해 위치를 알려준 것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장윤기의 휴대전화 유기 장소를 부친에게 알려준 것을 두고는 “부친이 먼저 ‘첨단대교 밑인가’라고 물었고, 장윤기가 그렇게 주장한다는 취지로 답했을 뿐”이라며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 경감 측은 장윤기를 강간살인이 아닌 살인 혐의로 송치한 것 또한 범행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구속기간이 10일로 제한된 데다 장윤기가 강간 혐의를 부인하고 직접증거도 부족해 단순살인 혐의로 송치했다”며 “강간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는 수사기록에 남겼다”고 부연했다.

다만 A 경감 측은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모습이 담긴 차량 수색 영상의 삭제를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다.

A 경감 측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처신이었다”면서도 “장윤기의 범행을 돕거나 형사절차를 방해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자신의 수사상 과오가 드러나 징계를 받을 것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B 경사 측도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B 경사 측 변호인은 “수사팀은 살인의 직접 증거인 흉기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며 “수사 초기에는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범행 관련 증거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장윤기의 아버지가 이를 인멸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또 “압수수색과 현장감식이 모두 끝났고 수색증명서까지 작성된 만큼 피의자의 재산을 그 가족에게 알려준 것”이라며 “구속영장 신청 사실 역시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던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 경감 변호인은 재판 직후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장윤기의 강간살인 범행을 은폐할 의도가 있었다는 전제 아래 이후의 개별 행위들을 결과론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각 행위 당시 피고인이 무엇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고의를 판단해야 하고, 사후에 밝혀진 결과를 근거로 당시의 인식을 소급해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A 경감 등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1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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