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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부산에서 열린 ‘2024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지역 경제 균형 발전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작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후 올해부터 지역 순회 방식으로 심포지엄을 연다.
이 총재는 지난 봄 “우리에게 낮게 매달린 과일은 더 이상 없으며 높게 매달린 과일을 수확하려면 고통이 수반된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쉽게 딸 수 있는 과일은 다 따먹은 상황이라 성장을 하려면 구조개혁 등의 고통이 수반돼야 함을 강조한 표현이다. 이 총재는 이날 이러한 표현에 빗대 서울 등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된 상황은 한 그루의 나무에 비유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모두가 힘든 상황이 오기 때문에 지역별로 거점 도시를 활성화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우리 경제가 짧은 시간에 이룩한 성취만큼이나 산적한 구조적 문제들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그간 묵혀 온 저출생 및 고령화, 지역간 격차 등 구조적 문제가 경제,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우리 국민들의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에서 먼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구조와 기술 변화에 따른 부문간 격차 확대가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의 지역간 불균형으로 크게 발현되면서 지역 경제의 성장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구가 집중되는 수도권에서도 경쟁심화 등 과밀화의 외부효과가 저출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가 경제의 안정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과도한 지역간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인구 감소라는 피할 수 없는 경로에 들어선 지금 투자 효과를 면밀하게 따져보는 것이 과거보다 중요해졌고 효율적인 균형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은 선택되지 않은 지역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모든 지역이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책 의도와 결과가 일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