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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보호관이란 군인의 기본권 보장과 인권침해 구제를 위한 독립기관으로, 인권위 소속으로 활동한다.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조사관이 파견돼 사실 관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피해자 보호와 피해 구제 조치를 한다.
이들은 김 보호관이 박 전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를 하지 않고 기각한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군으로부터 독립돼 외압에 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하고 구제하라고 만든 자리에 앉아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분노가 치민다”며 “(군인권보호관은) 군대로부터 우리 아들과 딸들을 지켜주라고 만든 자리인데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군인권 센터를 상대로 억대 손해배상을 청구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들, 딸의 피눈물로 만든 자리를 망가뜨린 행동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김용원 군인권보호관과 원민경, 한석훈 군인권보호위원도 사퇴하라”고 말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14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 수색 중 발생한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박 전 대령이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며 인권위에 긴급구제 조치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회의를 열고 박 전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김 보호관은 입장문을 내고 “군인권보호위원회는 회의를 개최해 군인권센터가 지난 14일 제출한 해병대 전 수사단장에 대한 항명죄 수사 및 징계 중지, 국방부 검찰단장 직무 배제 등 긴급구제조치를 취해달라는 신청을 기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고 이예람 중사 어머니 박순정씨는 “박 전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가 기각된 것을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군인권보호관이) 유족의 편이 아닌 것 같아 서글프다”며 “제발 정신 차리고 군인권보호관의 이름에 걸맞은 일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고 윤승주 일병 매형인 김진모씨는 “(국방부가) 박 전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몰아넣고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는데, 군인권보호관은 긴급구제 신청으로 보호하기는커녕 회의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직무유기를 했다”며 “억울하게 죽은 채 상병을 보면서 저렇게 사지로 몰아넣은 채 자리만 지키고 있는 지휘관들을 보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고 윤승주 일병 매형, 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 고 이예람 중사 어머니,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고 황인하 하사 아버지, 고 남승우 일병 어머니, 고 박세원 수경 어머니, 고 고동영 일병 어머니가 참석했다. 이와 관련 인권위 관계자는 “군 인권보호관이 출장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