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 회복세지만…대외 불확실성에 경기위축 지속”

이명철 기자I 2020.07.08 12:00:00

7월 경제동향 “재난지원금·생활방역, 소비·투자 개선”
“대외수요 감소로 수출 감소세, 제조업 부진 심화”
“세계 경제활동 재개에도 확진자 증가·미중 갈등 우려”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국민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과 생활 방역체제 전환으로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대외수요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는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세계 주요국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부진이 완화됐지만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대외수요 감소로 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 지표에서는 소매판매액 증가와 서비스업생산 감소폭 축소 등 회복의 기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5월 소매판매액은 1.7%(전년동기대비)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생산은 4.0% 줄었지만 전월(-6.1%)에 비해 감소폭이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감소폭이 4월 24.6%에서 5월 14.0%로 크게 축소되는 등 내수 부진이 바닥을 치고 개선하는 양상이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도 81.8로 전월(77.6)보다 크게 올라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5월 설비투자지수는 3.6% 증가하며 전월(1.5%)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행지표인 6월 자본재수입액도 23.0% 증가했다.

소매판매액지수 및 소비자심리지수. KDI 제공
하지만 전체 생산 지표를 보면 여전히 개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전산업생산은 5.6% 줄며 전월(-5.3%)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자동차(-35.0%), 전자부품(-24.0%) 등 주력업종들의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제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에 출하가 12.0% 감소하고 재고율은 128.6%까지 올랐다. 평균 가동률은 63.6%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62.5%)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졌다.

6월 일평균 수출액은 18.5% 줄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동차(-33.2%), 자동차부품(-45.0%), 석유제품(-48.2%)이 부진을 지속하고 전월 7.0% 증가했던 반도체도 보합에 그쳤다. KDI는 6월 이후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폭이 다시 확대되면서 대외수요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동시장에서 5월 전체 취업자수는 39만2000명 감소하며 3개월째 감소세다. 서비스업 감소폭이 46만5000명에서 34만6000명으로 줄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은 각각 5만7000명, 6만1000명 줄며 감소폭이 확대됐다. 1~4인 사업체(-31만4000명) 등 소규모 사업장의 부진도 여전하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에 그쳐 낮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0.2%의 낮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저물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와 원화가치가 상승했다. 6월말 기준 코스피지수는 2108.3으로 전월말보다 3.9%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같은기간 2.9% 하락한 1203.0원을 기록했다.

세계 경제는 일부 선행지표 회복에도 아직까지 경기 불확실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로 제조업 심리와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됐지만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 증가율은 대폭 하락했다”며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와 미·중간 갈등 격화로 경제 정책 불확실성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출, 일평균 수출 및 수출물량지수. 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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