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우리도 수당을 더 받아야 한다.”
미국내 패스트푸드점과 소매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이 최저 시급 인상을 위한 요구가 일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자 이번에는 어린이집과 보육시설 등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들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인 포춘은 30일(현지시간) 보육시설 근로자들이 최저 시급을 15달러로 인상하라는 시위인 `15달러를 위한 투쟁(Fight for $15)`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2년에 뉴욕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200여명의 비정규직으로부터 촉발된 임금 인상 시위에 31일부터 보육시설 근로자들도 참가하기로 하면서 `15달러를 위한 투쟁`은 다음달 15일부터 가정에서 일하는 보모와 공항 근로자들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시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미국내 보육시설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9.38달러(약 1만430원) 수준이다. 이는 시간당 9.28달러인 패스트푸드점 직원과 10.29달러인 유통업체 비정규직의 중간 수준이다.
특히 교육기회 평등을 위해 미국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보육 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Head Start)의 경우 전체 보육교사의 61%를 대학 학사나 석사 학위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다만 보육교사 임금 인상이 맞벌이 부부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은 부담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버클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종일반으로 보육시설에 아이를 위탁하는 부모는 연평균 4560~1만6549달러(약 507만~1840만원)를 부담하고 있다. 이같은 보육료는 지난 1997년 이후 지금까지 2배나 급증한 것이다.
현재 15달러 투쟁을 공식 지원하고 있는 미국 민간·공공서비스노조(SEIU) 메리 케이 헨리 위원장은 이날 “보육교사나 시설 근로자들은 미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상대적 저임금 근로자로 여겨져 왔다”면서도 “보육교사들 스스로의 생계를 위해 임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이는 일하는 부모들의 비용 부담 증가라는 점에서 이중적인 위기가 얽혀 있는 셈”이라며 조심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