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 술 `분자`에 신라 금관 씌웠다…“전통주도 뮷즈처럼 힙하게”

신수정 기자I 2026.01.02 14:36:30

2일 더현대서울 ‘분자 에디션’ 팝업 매장 선봬
“복분자주 기원 신라 진흥왕 스토리 담아"
도자기병 전형 탈피, 전통의 현대화 시도
고창 복분자·사과 `과실 발효` 12도 도수 맛
"최자 수식어 떼고, 소비자에게 인정 받겠다"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이른바 ‘뮷즈’가 젊은 세대에게 하나의 힙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통주도 옛것에 요즘 것을 과감하게 섞을 때 오히려 더 세련될 수 있습니다. 신라 금관을 쓴 ‘분자’가 우리 술의 새로운 힙(Hip)을 보여줄 겁니다.”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자신의 주류 브랜드 ‘분자(BOONZA)’의 첫 번째 리미티드 에디션을 들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연예계 대표 미식가로 잘 알려진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자신의 주류 브랜드 ‘분자’(BOONZA)의 첫 번째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을 들고 새해 벽두부터 유통가 공략에 나섰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지하 1층 팝업매장 현장에서 공개한 ‘신라 금관 에디션’은 제품명 그대로 병목과 라벨에 화려한 금관 디자인을 입혔다. 최자는 이번 기획의 핵심을 헤리티지(Heritage·유산)의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복분자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 진흥왕이 선운사를 창건할 때부터 마셨다는 설화가 있다”며 “단순히 포장만 바꾼 것이 아니라, 복분자주의 뿌리인 신라의 레거시를 현대적으로 잇고자 금관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전통주가 고수해 온 궁서체 로고나 투박한 도자기 병의 전형성도 과감히 탈피했다. 대신 금박 텍스처와 메탈릭 소재, 가죽 질감을 조합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최자는 이날 현장에서 “최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이슈도 있었지만,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금(Gold)을 좋아하지 않나”라며 “연말연시 소중한 사람에게 ‘금관’을 선물 받는 기분을 선사하고 싶어 디자인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웃었다.

화려한 겉모습만큼이나 내용물의 내실도 다졌다. ‘분자’는 시중의 일반적인 복분자주와 달리 주정(에탄올)에 과일 향을 입히거나 물을 타지 않는 ‘진짜 과실주’를 표방한다. 설탕, 감미료, 정제수를 전혀 넣지 않고 오직 과실 발효만으로 12도의 도수와 맛을 낸다.

최자는 “한 병(700ml)에 들어가는 원물만 고창산 복분자 300여 알과 사과 7개에 달해 원가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반적인 주류 회사였다면 이 정도 원가를 감당하기 힘들었겠지만, 직접 만든 브랜드인 만큼 별도의 모델료나 과도한 마케팅비가 들지 않는다”며 “그 아낀 비용을 오롯이 재료와 품질에 올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에디션은 국내 1세대 와인 메이커인 윤병태 마스터 디스틸러와 협업해 스몰 배치(Small Batch·소량 한정 생산) 방식으로 빚어졌다. 최자는 “대량 생산된 기존 배치보다 맛이 훨씬 섬세하고, 산미와 감칠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며 “지금 당장 마셔도 훌륭하지만, 5년 뒤에 개봉해도 좋을 만큼 숙성 잠재력이 뛰어난 술”이라고 자신했다.

‘분자(BOONZA)’의 첫 번째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신수정 기자)
현장에서는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 최자만의 독특한 페어링 팁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분자가 기본적으로 기름진 명절 전이나 육류와 궁합이 좋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발견한 최고의 조합으로 굴찜을 꼽았다.

최자는 “서양에서 생굴에 타바스코 소스나 레몬을 뿌려 먹듯, 굴 위에 분자를 살짝 부어 드셔보시라”고 제안했다. 분자 특유의 산미가 굴의 비릿함을 잡아주고, 굴이 가진 쿰쿰한 향을 고급스러운 풍미로 바꿔준다는 설명이다. 그는 “새해 차례상에 올리는 술로도 손색이 없지만,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색다른 미식 경험을 즐기는 데도 제격”이라고 전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오는 12일까지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팝업존에서 단독 운영된다. ‘신라 금관 에디션’의 가격은 7만 5000원으로, 준비 물량은 약 2500병이다. 지난달 온라인 자사몰 VIP를 대상으로 선오픈한 100병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남은 수량은 오직 팝업 현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단순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분자는 이번 신라 에디션을 시작으로 오는 2월 고구려 에디션, 3월 백제 에디션을 연이어 출시하며 ‘삼국시대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해외 수출과 증류주 라인업 확장도 타진 중이다.

최자는 “앞으로는 ‘최자 술’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분자’라는 브랜드 그 자체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통을 가장 트렌디한 방식으로 풀어낸 그의 실험이 주류 시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