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은 S클래스를 사랑해 마지 않는다. S클래스는 1억원대 후반의 고급 수입차지만 국산 대형차 제네시스 EQ900의 판매량을 넘어선다. 길거리에서 쉽게 S클래스를 볼 수 있는 이유다.
우선 S클래스 디자인은 위풍당당 그 자체다. 시승한 모델은 S클래스 중 하위트림에 속하는 S400d 4MACTIC L 모델이다. 상위 트림과 큰 간극은 없다. 단지 뒷좌석이 평범할 뿐이다. 세 개의 줄로 구성된 데이라이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모델임을 드러낸다. 그릴에 큼지막한 크롬 장식은 큰 차체와 잘 어우러져 조화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추구하는 패밀리룩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관적이다. 차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은 C, E, S클래스를 보고 단 번에 구분하기 어렵다. C클래스를 타는 소비자들은 좋을 수도 있지만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 S클래스를 타는 소비자들은 조금은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
시승한 차량은 롱버전으로 휠베이스가 3165mm에 달한다. 일반 모델에 비해 130mm 넓다. 2열 등받이 각도 또한 조절이 가능해 휴식을 취하면서 이동이 가능하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10.2인치의 모니터도 달려있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사용할 수 있다. 사실 뒷좌석 마사지, 2열 리클라이닝, 2열 모니터 등은 경쟁 대형차에서도 볼 수 있어 새롭진 않다. 하지만 S클래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은 삼각별,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로고에서 나온다. 2열에 앉아 보닛 끝에 자리잡은 삼각별을 보자니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된 양 어깨가 으쓱해진다.
벤츠의 반자율 주행 기술인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시스템은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앞차가 출발하면 스스로 다시 출발하는 기능은 경쟁차 일부에만 들어간 첨단 기능이다. 다만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고 차선을 유지하는 반자율 주행의 지속시간이 짧은 것은 아쉽다.
연비는 상당히 좋은 수준이다. 고속도로에서 정숙주행을 하면 15km/L까지 찍어 준다. 깜짝 놀란 수치에 계기반을 다시 확인할 정도다. 시내 주행을 포함해서 연비는 10km/L 이상 두자릿수가 나온다.
S클래스는 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운전의 재미와 안락함 모두 놓치지 않았다. 단지 5m가 넘는 긴 차체라 기사 없이 운전할 경우 주차나 지하 주차장 진입이나 올라가는 좁은 길에서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
전체적으로 '역시 잘 팔리는 차는 이유가 있다'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잘 팔린다고 해서 가격까지 합리적인진 않다. 시승차의 가격은 1억6700만원이다. 맘에 든다고 덜컥 구매할 수 없는 가격이다. 특히 뒷좌석 승차감이나 재질은 8000만원대 기아 K9, 캐딜락 CT6와 비교했을 때 확실한 우위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확실한 우위는 성능이가 기능 이런 것이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성공“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아닐까?
장점 : 너무나 편안한 승차감과 마무리 소재, 반응을 제대로 전달하는 운동성능
단점 : 어떻게 이런 높은 판매량을 유지할까? 이해하기 어려운 비싼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