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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재 中대사 "추가 반도체 규제시 반드시 보복할 것"

방성훈 기자I 2023.07.20 15:45:21

셰펑 中대사 "中정부,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경고
기존 대중 반도체 규제에 대해서도 "불공정해" 비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은 중국만이 할 수 있는 대응(보복)에 반드시 나설 것이다.”

셰펑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미국이 추가 대중 반도체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그냥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먼저) 도발하진 않을 것이지만, (미국의) 도발에 위축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의 추가 대중 반도체 규제에 대응해 보복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셰펑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 (사진=AFP)


셰 대사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이 조치에 따라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제조장비에 대해 대중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수출시엔 라이선스를 받도록 했다. 셰 대사는 “마치 수영대회에서 자신은 스피도 수영복을 입고 있으면서, 상대방에겐 구식 수영복을 입도록 제한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셰 대사의 이날 발언은 미 정부가 반도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에 대해 대중 수출 통제 정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와 같은 자국 기업이 중국에 AI 관련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하고, 저성능 AI 반도체 등으로 통제 범위를 넓히는 등의 추가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대응해 지난 5월 자국 기업들이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달 초엔 반도체 핵심금속 원자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 등 미 고위 관료가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며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셰 대사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우리가 바라는 건 맞대응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무역전쟁이나 기술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철의 장막, 실리콘의 장막에 작별을 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이외에도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두 이웃국가 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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