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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한국에 대한 흑연 수출 제한을 완화한 것은 양국 무역이 잠재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신호일 수도 있지만 미·중 긴장으로 인해 양국 교류는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 등 미국과 서방의 제재에 대한 맞대응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한국에 대한 흑연 수출은 승인했으며 배터리 완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체들이 수입하는 흑연 음극재 완제품 수출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중국의 수출 통제에서 한국이 타격을 덜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관계 정상화를 넘어 교역 활성화로 이어지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루샹 연구원은 SCMP에 “이번 수출 제한 완화는 중국과 한국의 무역 관계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정상으로의 복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중간에 있는 한국의 상황은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반도체 등의 중간재를 수입할 뿐 아니라 완제품을 중국에 수출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난해 중국 무역적자는 180억달러(약 24조원)로 1992년 한·중 수교 후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양국 교역이 주춤한 가운데 대중 수입이 1년새 8% 감소한 사이 수출 20% 줄어 적자폭이 커졌다.
10년 전인 2013년에는 682억달러(약 90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과 중국이 전자, 배터리, 자동차, 선박 등 주요 산업·수출 구조가 겹치는 점도 무역 적자에 영향을 주고 있다. 루 연구원은 “한국의 선박과 자동차 수출이 중국에 밀리고 있고 미국의 압력으로 중국에 대한 칩 수출이 축소되면서 이들 인접국 간의 경제 및 무역 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국이 가장 유력한 수출인 칩 수출을 적극적으로 차단함에 따라 올해도 한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