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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이달 19일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 또 사상 최고 매출을 갈아치웠다. 이와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며 ‘AI 거품론’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다음날 뉴욕증시에선 기술주 중심 투매가 이어지다가 이틀째 다시 시장이 회복하는 등 급등락이 반복됐다.
회의론자들은 소수의 AI 열풍 수혜주 중심으로 시장 밸류에이션이 급등하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지출하고 있는 수천억 달러가 지속 불가능하며, 이를 따라잡기 위해 부채까지 늘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런 금융 구조가 순환적 형태를 띠면서, 특정 기업이 흔들릴 경우 전체 시장이 붕괴될 위험까지 생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최근 AI 관련 주가의 하락을 향후 추가 성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건전한 조정으로 보고 있다. 지금을 AI 투자 사이클의 초반이라고 보는 이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앞으로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투자를 이어갈 것이며, 산업 수요도 강하고 규제 환경 또한 성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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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페이라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매니징 파트너 나탈리 황은 “(엔비디아 AI 칩에 대한)수요가 강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초기 ‘안도 랠리’가 나타났다”면서도 “하지만 투자자들은 곧바로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마진이나 투자수익률(ROI)은 어떤지와 같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질문에 답이 없는 한 안도로 인한 랠리는 오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 자체는 놀랍지 않으나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주가 고평가, 순환적 자금 구조, 부채 발행, 과도한 성장 기대 등 ‘거품 신호’에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대한 우려가 대표적이다. 한때 오픈AI 보다 AI 성과가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구글은 최근 새 AI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했는데, 이는 여러 벤치마크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출이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시점이 확실치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엔비디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MS, 아마존, 메타, 알파벳은 향후 12개월간 설비투자를 34% 늘려 총 4400억 달러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제니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마크 루시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 부분은 한동안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면서 “ROI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낙관적 전망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B.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금은 거시경제 문제, AI 혁신의 진척도에 대한 평가 차이, 가상자산 폭락까지 겹쳤다”면서 “이 모든 것이 최근 시장 변동성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