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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오전 10시 35분 기준 전거래일대비 0.65% 상승한 152.84~85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장중 153.24엔까지 치솟아(엔화가치는 하락)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대비 3.8%를 기록, 월가 예상치(3.7%)를 웃돈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이 대폭 후퇴했고, 그 결과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엔화매도·달러화 매입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이날 오전 도쿄외환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달러·엔 환율은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도한 움직임에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존 발언을 되풀이했다. “환율은 시장에서 펀더멘탈을 반영해 정해지는 것이지만,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우선은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지만 여전히 ‘모든 선택지’를 언급해 실개입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스즈키 재무상은 간밤 뉴욕시장에서 엔화가치가 달러당 153엔대까지 떨어진 것이 과도한 변동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달러·엔 환율이) 152엔대가 됐다는 것이고, (한때) 153엔대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선 수치뿐 아니라 그 배경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며 “그런 배경까지 포함해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환율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칸다 마사토 재무관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칸타 재무관은 “현재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은 가파르다. 연초부터 상당한 변동폭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하룻밤에 1엔 정도(의 변동)을 과도한 변동이라고 판단할 것인할지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 개입 여부와 별개로 평소에도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특정 수준을 염두에 두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변동은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언제든 실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도 일본 당국의 개입을 경계해 상승폭은 제한되고 있다. 시장은 달러·엔 환율의 상한선을 155엔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넘어섰을 때 실개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미즈호 증권 수석 외환 전략가는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오는 11일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상승하면 154엔대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 경제지표의 부침이 계속될 경우 4~6월 엔화가치의 하한선은 155엔대가 될 것으로 본다. 이 경우 당국이 개입해도 이상할 건 없다”면서도 “2022년처럼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여 개입 의지가 어느정도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