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등 성과 중심 평가”…퇴직연금 사업자 평가 체계 개편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정부가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 수익률 개선을 위한 책임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를 성과 중심 평가 체계로 개편함으로써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2025년 퇴직연금 업무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엔 퇴직연금 사업자, 권역별 협회 관계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관병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국민의 노후 보장을 위해 퇴직연금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할 때”라며 “지난 20년이 적립금 위주의 양적 성장이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가입자 관점에서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적립금 유치 위주 경쟁이 아닌 가입자 수익률 제고를 위한 건전한 성과 경쟁을 펼치고 차별화된 고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퇴직연금이 제때 사업자에 적립될 수 있도록 개별 사업장에 미납 부담금 현황과 부족분 납부를 안내하는 등 근로자 수급권 보호를 위한 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자의 수익률 제고 노력을 촉진하고자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디폴트옵션 수익률 평가 지표를 신설하고 기존 지표를 통·폐합해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로 개편한다는 내용이다.

또 비대면에서 대면 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고 평가 결과의 공개 범위를 확대해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도 촉진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퇴직연금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감독·검사 방향을 설명했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사업자들에게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며 “원리금 보장 상품에 과도하게 쏠려 있는 관행을 개선하고 장기·분산투자를 유도해 고객이 ‘복리의 마법’을 통해 안정적인 장기수익률을 누릴 수 있도록 금융시장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서 부원장보는 이어 일부 사업자들이 시장점유율 확대, 수수료 수입에 매몰돼 근로자의 수급권을 침해하는 등 법규를 위반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사업자들에게 고객 관점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하는 등 퇴직연금 수탁자로서의 ‘선관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수익률·비용 관련 비교 공시 개선, 장기·분산투자에 대한 가입자 안내 강화 등을 통해 수익률 개선을 위한 사업자 역할 강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또 근로자 수급권 보호를 위해 부당한 업무 관행에 대한 검사를 꾸준히 시행하고 실물 이전 등 최근 도입된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한 점검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설명회는 퇴직연금에 대해 커진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또 올해 퇴직연금 주요 추진 정책을 안내하고 사업자 감독·검사 방향을 함께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은 이번 설명회에서 논의된 다양한 의견과 건의 사항을 앞으로 정책 수립과 감독·검사 업무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현장감 있는 정책·감독 업무 수행을 위해 퇴직연금 업계와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