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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는 ‘독서망양(讀書亡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 읽기에 몰두하다가 양을 잃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정작 지켜야 할 것을 놓쳐버린 상황을 말합니다. 요즘 AI를 공부하는 리더들의 모습이 이 말과 닮아 있습니다. 챗GPT, 미드저니, 노션AI,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새로운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밤늦게까지 사용법을 배우고 강의를 찾아봅니다. 물론 그 노력은 의미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리더가 반드시 붙잡고 있어야 할 질문을 놓치곤 합니다. “AI를 활용해 우리 조직은 무엇을 더 잘하게 될 것인가.”
AI 시대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 숙련도가 아닙니다. 방향 감각입니다. AI는 이미 충분히 똑똑합니다. 정보도 잘 찾고 보고서 초안도 훌륭하게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여전히 AI가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풀 것인지 결정하는 일, 어떤 목표를 향해 조직을 움직일 것인지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여전히 리더의 역할입니다. 모든 일이 AI가 도입되어도 아주 당분간은 사람이 개입해야 합니다(Man in the Loop).
그래서 AI는 목적지가 아니라 네비게이션입니다. 우리는 네비게이션을 보며 운전하지만, 네비게이션 활용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목적지는 여전히 우리가 정합니다. 네비게이션은 길을 안내하고 속도를 높여주지만 어디로 갈지는 운전자가 결정합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AI는 길을 안내하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리더입니다.
문제는 많은 리더들이 지금 네비게이션을 연구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네비게이션이 더 똑똑한지, 어떤 기능이 더 정확한지 비교하는 데 시간을 씁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놓치기 쉽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도구를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도구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AI 시대의 리더십은 결국 ‘협업의 디자인’입니다. AI는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직 전체의 지능을 확장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리더는 AI를 개인의 리터러시로만 바라보면 안 됩니다. 조직의 협업 구조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이 되기보다 AI와 잘 일하는 조직을 만드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러기 위해 AI 시대의 리더는 세 가지 질문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첫째, AI로 우리 조직은 무엇을 더 잘할 것인가?
둘째, 사람과 AI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셋째, 사람과 AI가 조직의 문화를 어떻게 재설정할 것인가?
AI 시대에 리더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큰 그림입니다. 책을 읽다가 양을 잃어버리는 독서망양처럼 AI를 배우다가 리더십의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AI는 네비게이션입니다. 길을 안내하고 더 빠른 길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네비게이션이 마음대로 목적지를 정하는 순간 우리는 방향을 잃습니다. 목적지를 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며, 그 역할을 맡은 사람이 바로 리더입니다. AI 시대에도 결국 성과를 만드는 것은 도구가 아닙니다. 조직의 성공은 리더가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어떤 협업 구조를 만들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AI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그 도구가 조직의 성과로 이어질지, 단순한 부화뇌동으로 끝날지는 결국 리더의 시선과 설계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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