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위원장은 “양당 합의에 따라 오늘 못한 전체회의는 23일 오전 9시30분에 하겠다”며 “이때 군사법을 통과하고 군인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개정안을 의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국방위는 17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와 병무청,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을 계획이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도 이날 회의에 출석해 전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을 보고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의 일제 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한일정상회담 등을 비판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민주당의 피켓 문구를 문제 삼으며 40분 넘게 참석하지 않았다. 결국 남아 있던 여야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으며 전체회의는 개의하지 못했다.
개의 전 국방위원장인 한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피켓을 제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법 제145조에는 위원회 회의장에서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위원장이 경고나 제재할 수 있다”며 “피켓 문제 때문에 여당이 입장하지 않겠다고 한다. 피켓을 제거해주시면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회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장을 어지럽힌 것”이라며 회의 시간에 맞춰 참석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저격했다. 이어 이들은 “표현의 자유란 말도 있다”며 “문구는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인데 이것을 붙였다고 회의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같은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한 위원장은 “제 기억으로 작년 국감에서 피켓 때문에 상당기간 국감이 진행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며 “지금은 진행해달라는 것이 무리 아니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아니냐. 먼저는 못하게 하고 지금은 하자고 하면 맞는 것인가”라고 맞받아쳤다.
여야의 대치에 결국 오전 회의는 파행되자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태극기를 핑계 삼아 일방적으로 국방위 개의를 포기한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후에라도 국방위를 개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오후 2시로 예정된 전체회의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결국 오후 2시30분 쯤, 한 위원장과 여야 간사의 합의로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는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국방위 전체회의가 파행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위는 ‘국방에는 여야가 없다’는 전통 아래 타 상임위와 비교해서 수십 년간 원만하게 여야 협치 정신으로 운영돼 왔다”며 “이러한 전통의 상징 중 하나가 국방위가 정식 개의되는 동안에는 양당이 합의하지 않은 그 어떤 피켓도 부착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러한 전통에 대해서 잘 알면서도 오늘 국방위가 개의되는 동안 피켓 시위를 하겠다고 억지를 부린 것”이라며 “오늘 국방위를 빠지고 본인 재판에 출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충성의 방탄쇼’를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 목요일 오전 9시30분으로 (국방위 전체회의를) 일단 연기했는데 그때도 오늘과 같은 행동을 하면 또 개의가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