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6시쯤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보안검색대에선 마스크를 벗은 채 출국장으로 들어서던 한 60대 부부에게 공항 직원이 2번 반복해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 이들 부부는 주머니에 넣고 있던 마스크를 꺼내 쓰며 “이미 걸렸었는데”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제주를 떠나려는 인파로 가득 찬 출국장 내에선 의자에 앉아 탑승 대기 중인 승객이나 면세점 이용객들은 마스크를 대부분 쓰고 있었지만, 식당·카페 등에선 취식 전·후 내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모습이었다.
제주공항 인근에 자리한 렌터카 업체가 운영하는 공항행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하는 승객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또 성산일출봉과 중문관광단지, 월정리·함덕해수욕장 등 제주 주요 관광지 곳곳에선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식당 등 실내로 그대로 들어서며 직원 등에게 제재를 받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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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5월 김포-제주 노선 이용객 수는 80만 7272명으로 전년 동월(68만 2660명) 대비 18.3%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던 2019년 5월(74만 618명)과 비교해도 9.0% 늘어, 코로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방역 지표도 모두 안정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9778명(누적 1823만 9056명)으로 닷새 연속 1만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98명, 사망자는 2명(누적 2만 4390명·치명률 0.13%)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최소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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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코로나에 감염됐었다는 60대 이모씨는 “다시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도 거의 없는데, 마스크를 계속 들고 다녀야하니 불편하다”며 “식당에서도 밥 먹을 때는 마스크를 다 벗는데, 입장할 때만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게 앞뒤가 안 맞는다”고 말했다.
반면 30대 장모씨는 “가족 모두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상태라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보면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며 “최소한 실내에서라도 계속 마스크를 쓰도록 해야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은 ‘방역의 마지막 보루’로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6월 첫주(1~6일) 실내마스크 의무 등 일상 속 생활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했고, 휴가철을 맞아 생활방역수칙 실천 중요성에 대한 안내·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방대본이 이날 발표한 올 4월 기준 코로나19 항체양성률(1612명 참여)은 자연감염 36.1%로 백신접종을 포함하면 94.9%에 달했다. 그러나 90%를 넘는 항체양성률에도 완치자의 재감염이나 백신접종자의 돌파감염 우려가 있어 실내마스크 착용은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실내의 경우 비말(침방울) 전파 등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실외보다는 높다”며 “완치자의 경우에도 재감염의 우려가 있고, 항체를 가지고 있어도 돌파감염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완치 시기에 따라서 감염이 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달라지고, 신규 변이가 생기는 경우에도 또 돌파감염이 될 수 있다”며 “실내 마스크는 효과적인 방역수단이면서 크게 비용이 발생하지도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