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빈소 이모저모)삼성·현대차그룹 잇달아 조문(종합)

[이데일리 박호식 양효석기자] 10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故) 하정임 여사의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0…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저녁무렵 빈소를 찾았다.

좀처럼 공식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회장은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LG 구본무 회장과 2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김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M&A를 통해 증권사를 키울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 "40년이나 사업을 했는데, 이제 CEO를 더 할 생각이 없다. 은퇴해야지"라고 농담을 던지며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갔다.

김 회장은 이어 '전경련 회장도 바뀌었는데 모임에 다시 참석할 생각이 없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우리같은 사람은 (전경련 모임에) 나가도 도움이 안된다"며, 전경련과 계속 거리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김 회장은 현관에 서있던 차 안을 보이면서 "일본에서 방한한 누나와 같이 왔다"고 한 뒤, 빈소를 떠났다.

O…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이 회장을 대신해 이날 빈소를 찾았다.

이 전무는 당초 최근 삼성 비자금 특검 등으로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오전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과 함께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경호원 2명을 대동하고 나타난 이 전무는 특검을 의식해서인지 조문 이후 모여든 기자들의 질문에 대꾸도 없이 굳은 표정으로 차에 올랐다.

이 전무 곁에는 2명의 경호원이 기자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O…오전중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조화를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노무현 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화는 하루 이른 전날 도착해 고인의 영정 사진 곁을 지키고 있다.

O…오후에는 김동진 현대·기아차 부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빈소를 찾았다.

조문이 끝난 뒤 김 부회장은 기자와 악수만 하고 차에 올라 탔다. 정 사장도 시종 굳은 얼굴로 묵묵부답이었다. "언제부터 흑자가 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아직"이라고만 답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얼마전 출시된 제네시스를 타고 왔고, 정 사장은 뉴오피러스 CH380을 타고 왔다.

O…아내가 가는 길이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일까.

아침 기사 스크랩을 꼭 챙겨달라고 당부했던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빈소를 지키다 휴식을 취하러 가면서도 신문 스크랩을 챙겨서 나갔다. 그러나 이날 아침 아내의 입관식에서는 결국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구 명예회장은 저녁때도 두 시간여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 맞이 및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밤 9시30분께 빈소를 떠났다.

O…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사돈인 허창수 회장 또한 이틀째 빈소를 지켰다.

O…계열사인 LG필립스LCD 권영수 사장은 미국에서 개최된 CES에 참석중 소식을 전해 듣고 이날 아침 귀국해 빈소를 찾았다. 그러나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출장 일정을 조정하지 못해 이 곳을 찾지 못하게 됐다.

고인의 손자뻘인 구광모씨와 구본호씨의 참석 여부도 눈길을 끌었는데, 둘 다 외국에 나가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LG가에서는 외국에 있는 손자들에게 굳이 들어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

한편 이날 빈소를 찾은 재계인사는 허동수 GS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용성 두산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김상하 삼양사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손길승 전 SK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이다.

정관계에서는 김우식 부총리, 이현재 전 총리, 이한동 전 총리, 진념 전 부총리, 이홍구 전 부총리, 송광수 전 검찰총장, 김태정 전 검찰총장, 문희상 의원, 최병렬 전 의원, 한승헌 법무법인광장 변호사,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 차성수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신상우 KBO총재 등이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