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중국, 연구비 대고 정보 빼냈다…英학자 100여명 모르고 가담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6.10.01 07:58:31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중국 국가안전부 위장회사 CGTRI 지목
AI·비밀통신 연구 성과 베이징에 보내
협력 즉시 재검토 권고…형사처벌 경고도
중국대사관 "순전히 날조" 강력 반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영국 대학 연구에 자금을 댄 뒤 그 성과를 본국 정보기관에 넘겨 첩보 활동에 활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학자 100여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여기에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댄 자비스 영국 안보장관(사진=AFP)
댄 자비스 영국 안보장관(사진=AFP)
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내 정보기관인 보안정보국(MI5)은 이날 중국 국가안전부(MSS)의 위장회사로 지목된 중국통용기술연구원(CGTRI)과 관련해 대학과 학자들에게 이례적인 공개 경보를 발령했다.

MI5는 CGTRI의 주된 목적이 “MSS의 첩보 기술 역량을 직접 향상시키는 학술 연구에 자금을 대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비밀 통신 시스템, 스테가노그래피(평범한 메시지나 파일 속에 비밀 정보를 숨기는 기술) 등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됐다.

MI5는 영국과 연관된 학자 100명 이상이 이 자금을 받은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일부는 위장회사가 맡은 역할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 국가안보 당국과의 연관성이 교묘하게 가려져 있어 상당수 기관과 개인이 ‘선의로’ 협력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MI5는 “CGTRI와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협력을 즉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MSS가 영국 대학이나 연구기관으로부터 더는 이득을 얻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고를 따르지 않으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영국이 2023년 제정한 국가보안법은 외국 정보기관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합리적으로 알 수 있었던 경우에도 처벌하는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

댄 자비스 영국 안보장관은 “이번 경보는 중국 정보기관이 우리 학자들의 전문성과 연구로부터 은밀히 이득을 취해 영국과 동맹국의 국가안보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대학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CGTRI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요청했다.

주영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영국 정보기관이 관련 중국 기관에 제기한 비난은 상상에 불과하며 순전히 날조된 것”이라며 영국 측에 이미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 정보당국은 거짓 정보 유포와 중·영 간 교육 교류 및 연구 협력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대학 140여곳을 대표하는 영국대학협회(UUK)는 경보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각 대학이 기존·향후 협력 관계에 미칠 영향을 따져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비비언 스턴 UUK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년간 실사(사전 검증), 위험평가, 연구보안 절차 강화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다.

대중국 의회간 연합체(IPAC) 공동의장인 보수당 이언 덩컨 스미스 하원의원은 BBC에 영국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에 의존하면서 온갖 문제에 노출됐다는 보고가 여럿 나왔다며 보안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MI5는 지난 6월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보당국과 함께 중국 군 정보기관이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와 온라인 구인 플랫폼을 노리고 있다고 공동 경고했다. 이번 경보는 영국 학계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위협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