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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29일께 2명의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을 도의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K-컬처밸리 행정사무조사와 예산 등을 놓고 여야 양당이 맞붙으며 도의회 파행이 거듭되자 청문 시기는 점차 밀리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당초 인사청문 회부일로부터 20일 이내였던 1차 기한인 지난 18일까지 청문특위조차 구성되지 않자 지난 20일 다시 청문을 요청했다. 이마저도 2차 기한 마감시기인 이날까지 특위 구성이 불발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도지사가 청문 없이 기관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도입된 경기도의회의 경기도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는 도와 의회간 협치의 상징이다. 당시 연합정치(연정)을 내세웠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인사청문회와 야당 몫 사회통합부지사(정무부지사)를 수용하면서 이뤄낸 결과다.
상황이 이럼에도 여야는 ‘네탓 공방’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마치 인사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다는 듯 일정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도의회 국민의힘은 양당 간 합의에 따라 산하기관장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을 청문위원으로 선임하기로 하면서 9월 12일 명단을 제출했다”면서 “하지만 정작 의지를 보여야 할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장과 경제노동위원장은 전혀 역할에 나서고 있지 않다. 그 결과 마지노선인 30일을 코앞에 두고도 일정은 불발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민주당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29일 논평을 통해 “이번 인사청문회 무산 위기 원인은 약속을 파기하고 내분을 수습하지 못한 국민의힘에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인사청문회 무산위기를 더불어민주당에 떠넘기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경노위에서 정한 인사청문회 기일인 9월 23일을 거부한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보건복지위에서도 일부 의원이 자신들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선임을 빼달라고 하면서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7월 26일 개원한 제11대 후반기 경기도의회가 여야간 갈등으로 파행을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와 K-컬쳐밸리 조성사업 협약을 해제한 이후 도의회 지난 2일 국민의힘에서 발의한 행정사무조사를 민주당이 반대해 안건 상정되지 않자, 국민의힘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며 9월 임시회가 파행됐다.
이어 행정사무조사 합의에 이르렀음에도 또다시 경기도의 올해 1회 추경 예산안에 담긴 K-컬처밸리 토지매입반환금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당초 추석 전 끝났어야 할 의사일정이 미뤄지기까지 했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도의회 여야가 77대 76으로 비등한데다, 전반기에 내홍을 겪었던 국민의힘 내부에서 아직 진통이 남은 여파도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의장단의 중재와 조정 기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전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