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업황이 나쁘지 않은 데다 기업 이익도 개선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 107조 4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 속도는 둔화했지만 펀더멘털이 하락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신호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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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재 국내 증시, 특히 대장주인 반도체 업종은 살 것인가, 팔 것인가, 버틸 것인가. 목 대표의 답은 ‘버틸 것’에 가깝다.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상승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서둘러 주식을 팔 이유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를 팔아야 할 시점은 주가 조정 자체가 아니라 업황을 떠받치는 조건이 달라질 때라고 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다.
다음은 목 대표와의 일문일답.
-삼성전자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이번 삼성전자 잠정 실적의 핵심은 107조원이라는 숫자보다 이익의 질이다. 원화 강세로 매출은 기대를 하회했지만 영업이익은 상회했다. 환율 역풍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장기계약에서 나온 가격 결정력으로 넘어선 셈이다. 잠정실적 발표날 주가가 하락한 건 실적이 아니라 기대와 할인율 때문이다. 100조원은 이미 시장의 기본값이었다. 같은 날 미국 10년물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외국인·기관 매도와 자사주 매입 종료까지 겹쳤다.
주가는 이미 ‘이익이 언젠가 반토막 난다’는 가정을 깔고 있다. 하지만 2027~2028년 공급이 묶이고 장기계약이 바닥을 받치는 상황에서 그 가정은 너무 이르다. 오는 29일 삼성전자 확정실적에서는 4분기 가이던스와 HBM4 계약 조건, 주주환원 계획, 그리고 미국 장기금리를 봐야 한다. 한국 반도체의 재평가는 실적이 아니라 금리가 내려올 때 시작된다. 가격 상승률의 정점은 가까워도 이익의 정점은 아직 멀다.
-현재 국내 증시는 ‘살 때, 팔 때, 버틸 때’ 중 어디에 해당하나.
△지금은 버티는 구간이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익스포저(투자 노출 규모)를 최대치로 갖고 있는 투자자가 많다. 특히 고점에 진입했던 투자자라면 지금 매도할 경우 손절이 불가피하다. 손절하려면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 근거가 약하다. 반도체 업황이 아직 꺾이지 않았고 기업 이익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까지 매력적이라면 팔 수 있는 논리가 약하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은 늘고 있지만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는데.
△맞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고 D램 가격 상승률도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이런 증가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증가율이 둔화하는 것과 펀더멘털의 절대 수준이 나빠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예컨대 오라클 등의 잔여계약가치(RPO)를 보면 향후 2~3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될 계약이 쌓여 있다. 현재 나타나는 자본지출 증가율 둔화만으로 향후 AI 인프라 수요까지 꺾였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려면 업황 자체가 나빠져야 한다. 메모리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하락해야 하는데 지금은 재고가 빠듯하며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이익의 증가 속도는 둔화했지만 펀더멘털의 절대 수준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살 때’는 아니라고 진단한 이유는.
△예전과 같은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상반기처럼 주가가 빠르게 올라가는 ‘고속도로 구간’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 업황 자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증가율은 둔화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익에 기반해 가는 시장을 생각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비포장도로에 들어선 것과 같다. 길이 울퉁불퉁해도 갈 수는 있지만 예전과 같은 속도로 달릴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은 새로 사기보다는 보유한 주식을 버티는 구간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반도체주를 팔아야 할 신호는 무엇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가 계속 떨어지는지를 봐야 한다. 메모리 가격 흐름도 중요하다. 특히 주력 메모리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불편해질 수 있다.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뒤처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이 물량을 늘려 범용 메모리 가격을 누르고 그 결과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봐야 한다. 가능성만 갖고 얘기하기는 섣부르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은 위협이 아닌가.
△생산능력이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생각보다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 위협적인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금 시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공지능(AI) 서버에 들어가는 HBM이다. 이쪽은 여전히 기술적인 병목이 존재한다. 한국 기업들은 HBM부터 낸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메모리 전반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금리와 유가 등 대외 변수는 어떻게 보나.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 수준 자체가 지나치게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2008년 이후 부채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높은 금리가 장기금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위해 장기채를 많이 발행한 만큼 장기금리 상승은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사업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도 투자 측면에서는 부담이다. 한국은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구조인 만큼 고유가가 지속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 이익이 개선되는 상황에서의 금리 상승은 버텨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미국과 한국 모두 성장과 기업 이익 증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살 때’라고 판단하는 업종이 있다면.
△전력기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발전부터 송·배전까지 전력 인프라에 대한 재투자가 필요하다. 반도체는 통상 1~3년의 사이클을 타지만 전력 인프라 투자는 10년 정도 이어질 수 있는 장기 사이클이라고 본다. 한국 기업들은 발전부터 송·배전까지 관련 기술을 갖추고 있고 납기와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이외에 주목하는 업종이 있나.
△피지컬 AI다. AI가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단계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은 자동차와 로봇, 부품 등 관련 제조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있다.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높은 만큼 결국 시장의 기대를 실제 실적으로 증명하는 기업을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
목대균 대표는… △1975년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북경대 국가발전연구원 석사 △ 2002~2005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2005~2020년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본부장 △2021~2023년 케이글로벌자산운용(현 KCGI대체투자운용) 대표이사 △2023년~현재 KCGI자산운용 최고정보책임자(CIO) △2025년~현재 KCGI자산운용 각자 대표이사(운용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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