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재고 줄였다…"하반기 수익성 개선"

김소연 기자I 2024.08.19 15:09:19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 D램·낸드 재고 수준 개선
판매량이 생산량 상회…하반기 우호적 업황 지속
충당금 환입 1조원 중반 추정…"영업익 3년래 최대"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줄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를 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외에 범용 D램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메모리의 상승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D램 가격 상승 등까지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은 지난해 상반기 7조 396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 9995억원으로 약 3조 3967억원 줄었다.

기업들은 재고자산 가치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을 회계상 반영해둔다. 메모리 가격이 내려가면 기업의 재고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이를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보는 것이다. 만약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과거에 반영했던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을 이익으로 바꿔 환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데일리 DB)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부진했을 당시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반영했고, 올해는 충당금 규모가 줄었다. 충당금이 감소했다는 것은 재고가 줄어들고 이를 이익으로 바꿔 환입했다는 뜻이다. 단순 비교해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이 3조 3967억원 줄어 이를 모두 환입 규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재고 수준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재고자산 평가 환입 효과는 1조원 중반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 판매량이 생산량을 웃돌며 재고 수준은 전 분기(1분기) 대비 추가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평균판매단가(ASP)는 시장 가격 상승으로 D램은 10% 후반, 낸드는 20% 초반 상승했다”며 “3분기에도 우호적 업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재고자산은 장부금액상 55조 566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재고자산(51조 6259억원)에 비해 3조 9400억원 늘었다. 재고자산이 늘어난 이유는 D램 메모리 반도체 등의 재고 가격이 높아지며 재고 자산의 가치도 높아져서다.

D램 가격 상승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하반기 수익성 개선 역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계약 가격 인상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5%포인트 높은 8~13%로 예상했다.

AI 메모리 수요로 HBM 매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이는 범용 D램 생산 제약으로 이어져 D램 가격 상승이 점쳐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하반기 영업이익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료=삼성전자 2024 반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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