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그라츠 "코인 `투기의 시대` 끝났을 수 있다"

이정훈 기자I 2026.02.12 08:09:50

갤럭시 디지털 CEO, CNBC 디지털파이낸스포럼 연설
"작년 10월 대규모 청산사태 후 신뢰·투자자 무너져"
"위험허용수준 다른 기관 참여 확대로 투기 시대 저물어"
"투기적 개인 여전하겠지만, 이젠 수익률 낮은 RWA 중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대표적인 가상자산 투자 및 금융서비스 기업인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노보그라츠 치고경영자(CEO)가 가상자산에 대한 투기적인 거래의 시대가 퇴조하고 있다며 그 종말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CEO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역사적으로 큰 가격 변동을 겪으면서도 이를 감내할 경우 전통적인 투자자산군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자산으로 각광 받았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투기 자산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친(親)가상자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가상자산 시장구조법(클래리티 액트) 통과 기대가 커지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초부터 가상자산시장이 또 한 번의 강세장(불런)을 맞을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실제로는 올 들어서만 비트코인이 21% 이상 하락하며 작년 10월 역사적 고점 이후 50% 이상 하락하고 있다.

노보그라츠 CEO는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CNBC 디지털 파이낸스 포럼(CNBC Digital Finance Forum)에 참석, “이번 가상자산 약세장은 단일 사건 때문이라기보다, 더 큰 산업 구조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명확한 ‘스모킹 건(결정적 원인)’이 없으며, 주변을 둘러보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라고 묻게 된다”면서도 “지난 2022년 11월 FTX 거래소 붕괴 이후 비트코인이 하루도 안 돼 22% 급락했을 때는 ‘신뢰 붕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대규모 청산 사태를 (이번 하락장을 설명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꼽았다. 당시 24시간 동안 160만명이 넘는 트레이더가 레버리지(차입) 포지션에서 합계 193억7000만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노보그라츠는 이 상황이 “많은 개인투자자와 마켓 메이커들을 쓸어 버렸고 가격에 상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또 “가상자산은 내러티브(서사)에 관한 것이며, 이야기(스토리)로 움직인다”며 “그 이야기는 형성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이 있는데, 그 사람들 상당 수를 쓸어버리면 당장 다시 원래대로 붙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면 신뢰와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노보그라츠 CEO는 이번 하락장에서 더 지속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도 봤다. 그는 최근까지 이어진 가상자산 투자 시대를 ‘투기의 시대(age of speculation)’라고 부르며, “앞으로는 가상자산시장에 위험 허용 수준이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그 시대가 점차 퇴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은 연 11% 수익을 원해서 가상자산에 들어오는 게 아니다”라며 “30배, 8배, 10배 같은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일부 투자자들은 언제나 투기를 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가상자산이라는 동일한 레일(인프라)을 이용해 전 세계에 은행·금융서비스를 가져다주는 쪽으로 전환되거나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률은 훨씬 낮은 실물기반의 토큰화 자산(RWA) 중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토큰증권과 같은 자산 역시 “다른 수익 특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보그라츠는 현재 의회에서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의 추진 동력이 주춤한 점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이 법안은 결국 법률로 제정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틀 전 밤에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와 얘기했는데, 그가 ‘우리는 반드시 그 법안을 통과시킬 거야’라고 했다”며 “민주당도 통과시키고 싶어 하고, 공화당도 그렇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가상자산산업이 이 법안을 “여러 이유로” 필요로 한다면서, 특히 “가상자산시장에 다시 정신(spirit)‘을 불어넣기 위해서 이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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