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이 내려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울어진 경사로를 차로 내려오려니 깊은 호흡이 먼저 터져 나왔다. ‘과연 이 길을 차가 미끄러지지 않고 내려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괜찮습니다. 핸들만 잘 조작해주시고요. 브레이크와 엑셀 패달 아무것도 밟지 마세요. 차가 알아서 제어하고 1단 기어를 잡아 내려옵니다.” 손에 쥔 핸들에서 식은 땀이 나 어쩔줄을 몰라하는 동시에 무전기를 통해 인솔자의 안내가 흘러나왔다.
지난 16일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토함산 자락 16km를 랜드로버 ‘2014 디스커버리4’로 달려봤다.
비온 뒤의 산길은 여느때보다 오프로드 체험을 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자연스럽게 패인 진흙과 물 웅덩이는 자연스럽게 장애물이 되며 재미를 더했다. 내리막과 오르막이 번갈아 펼쳐지는 토함산을 본격적으로 파고들자 랜드로버의 첨단 주행 기술에 온 몸이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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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때그때 차축과 바퀴에 어떻게 힘이 배분되고 현재 어떤 모드로 작동되고 있는지 디스플레이 화면에 나타났다. 언제든지 손으로 터치해 모드를 바꿀 수도 있어 편리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랜드로버 브랜드답게 디스커버리4는 육중한 차의 무게로 오프로드에서도 온화한 드라이빙을 선사했다. 운전석 뿐만 아니라 보조석, 뒷좌석 할 것 없이 편안함을 안겨줬다. 사파리에서 맹수가 달려들어도 무섭지 않을 듯한 든든함이 온몸으로 전달됐다.
오프로드를 체험하는 동안 탄성을 내지르게 하는 기능은 바로 내리막길 주행장치인 ‘HDC’이다. 내리막길에서 이 기능을 작동시키면 운전자는 핸들만 조정하면 된다. 차가 알아서 브레이크와 엑셀을 밟아 안정적으로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이 기능은 오르막길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오르막길에서 사이드브레이크를 올려 멈추기를 한 다음 강제로 차를 뒤로 밀리게 해도 차가 미끄러지지 않고 브레이크를 제어하며 안정감있게 경사로를 후진해 내려온다.
2000rpm에서 61.2kg·m의 어마어마한 토크를 뿜어내는 디스커버리4는 8단 자동 변속기를 달아 랜드로버 특유의 다이얼식 드라이브 셀렉터와 패들 쉬프트로 빠른 변속이 가능했다. 진흙과 큰 돌이 군데군데 길을 방해했지만 무리없이 헤쳐나가며 오프로드 강자임을 증명했다. 오프로드에서 직접 디스커버리4를 몰아보니 1억원에 달하는 차값이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많은 이들이 드림카 1순위로 꼽는 것에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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