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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의 뉴삼성, 인류 난제 '위생적 화장실' 빌 게이츠의 꿈 돕다

이준기 기자I 2022.08.25 14:00:00

저개발 국가 위생 화장실 보급 사업 'RT 프로젝트' 동참
게이츠 손 내민 지 3년 만에 개발 완료…종료식 개최
복권된 이재용, 16일 게이츠와 만나 사회공헌 비전 경청
인류 난제 해결 기여…JY,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 시작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과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이 3년간 남몰래 협력해온 ‘RT(Reinvented Toilet) 프로젝트’를 최종 완성했다. RT는 물과 대규모 하수 처리 인프라가 없이도 가동되는 위생적 화장실로, 이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이 더는 비위생적 물을 통해 질병에 걸려 사망하는 사태를 막고자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018년 가정용 RT 개발 지원을 삼성 측에 요청하면서 본격화했다. 이번 RT 프로젝트 완성을 두고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구적 난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 방한한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을 서울 모처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게이츠, 수천만달러 지원 제안했지만…JY “인류 문제” 사양

사실 게이츠재단이 먼저 도움을 구한 곳은 삼성이 아니었다.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대학이 게이츠재단의 재정 지원을 받아 RT 구현을 시도했으나 기술적 난제에 부닥치고 원가 수준 확보 등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무산됐다.

게이츠재단은 결국 2018년 삼성에 손을 내밀었다. 이를 보고받은 이 부회장은 즉각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개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이후 게이츠 이사장과 이메일·전화·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경과를 직접 챙겼다. 게이츠재단은 삼성에 수천만달러 지원을 제안했으나 삼성은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이를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방한한 게이츠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하며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설명했으며 이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9년부터 가정용 RT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한 삼성은 결국 열 처리 및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환경에 무해한 유출수를 배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끝내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삼성은 직접 개발한 ‘RT 프로젝트’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라이센싱하기로 했다. RT 프로젝트는 25일 종료됐지만, 게이츠재단에 양산을 위한 컨설팅 지원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게이츠재단은 양산을 위한 효율화 과정을 거쳐 물 부족 저개발 국가에 제공할 계획이다. 게이츠재단에 따르면 매년 5세 이하 어린이 36만명이 장티푸스·설사·콜레라와 같은 질병으로 사망한다. RT는 질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는 슈퍼 백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와 게이츠재단의 설명이다.

25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열린 RT 프로젝트 종료식에는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과 듀레이 콘 게이츠재단 부디렉터를 비롯해 선 김 게이츠재단 RT 담당, 이용재 게이츠재단 사외고문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3년간 협력해 완성한 RT. 사진=삼성전자
재계 “핵심 외교자산 JY,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할 것” 기대감

재계는 이 부회장이 게이츠 이사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외교자산으로 평가받는 이 부회장은 그간 취업제한 논란으로 폭넓은 경영활동을 펼치는데 지장을 받았다. 그러나 8·15 광복절 특사로 복권되면서 ‘경영 족쇄’가 풀렸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이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며 세계 주요 IT 기업의 경영자들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더 나아가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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