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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중 기자]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4일 발생한 한국지역난방센터 온수배관 파열사고의 원인이 인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조원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명예교수)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온수배관은 계속 뜨거운 물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관을 청소하면서 점검을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사고가 난 것으로 볼 때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관이 1991년부터 매설된 것으로 27년 된 것”이라며 “온수관은 일반 상수도관에 비해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상수도관을 5년, 10년, 15년, 20년, 25년, 30년 사용시기별로 조사한 적이 있는데, 관 안에 스넥(찌꺼기)가 최고 25㎝ 두께로 있는 것을 봤다”며 “스넥이라는 것도 주물로 만든 철처럼 단단해 잘못 만지면 손이 찢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보면)관의 단면이 줄어 압력이 높아지면 약한 부분이 터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를 ‘노후화’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배관은 일반적으로 점검을 통해 10년만 되도 바꾸는 경우가 있고 10년 이상이면 정밀검사를 통해 교체여부를 판단한다”며 “사고가 난 배관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태가 괜찮았다고 판단한 것인데 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근래에 싱크홀이 발생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전에 조금씩 누수가 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했을 것이고, 이 경우 관을 받치고 있던 흙이 사라지면서 위에서 압력이 가해지면 관이 잘라질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사고지역 인근 도로에서 지난해 2월 6일부터 22일까지 3차례 싱크홀이 발생한 적이 있으며 일부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싱크홀 발생 사례를 지적하고 있다.
조 교수는 “실제 싱크홀이 있었다면 당시 제대로 조사와 조치가 이뤄졌으면 이번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 교수는 ‘토피’(흙 덮인 두께) 설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수도관을 보면 겨울이 되면 흙이 딱딱해지는데 지표면에 다니는 자동차의 진동이 관으로 바로 전달돼 관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날씨를 보면 이번 사고는 다른 듯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사고가 난)관의 토피가 1m 50㎝로 설계 규정에 맞게 돼있지만, 저희는 항상 얕다며 2m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50㎝가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위에서 오는 충격을 막아주는 효과는 커다란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한편 백석역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