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만 9~24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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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건 결혼관의 변화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39.1%만 동의했다. 이는 2017년 동의율 51.0%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60.3%를 차지해 지난 2017년(46.1%)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먼저 “청소년의 결혼, 출산에 대한 의사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을 저희 정부에서는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차관은 “‘미래에 대해서 사회·경제적인 부담이 그만큼 큰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더 갈등 역시 이같은 결과의 한 원인으로 봤다. 그는 “남녀 간의 인식격차가 굉장히 큰 것으로 나타나서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데 일정 부분 상관관계를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여가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직이나 주거 부담에 있어서 정부 대책이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젠더 문제에 있어서는 “자치단체별로 구성돼 있는 청소년 참여위원회가 있다”며 토론으로 갈등을 풀겠다고 말했다.
◇학교생활, 부정 48.4% vs 긍정 11.4%
코로나19로 청소년들의 삶의 변화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변화가 많았다. 학교생활에 있어서는 부정적이 48.4%로 긍정적(11.4%)보다 높았다. 사회에 대한 신뢰도 부정적(43.7%)이 긍정적(8.3%)을 압도했으나, 가족관계에 있어서만 만큼은 긍정적(22.1%)이 부정적 (9.6%)보다 높았다.
‘저녁식사’, ‘여가활동’ 등 부모와의 활동이 증가하고 어머니와 매일 30분 이상 대화하는 비율도 76.2%로 늘었으나 아버지와의 비율은 40.6%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 차관은 “여전히 아버지들의 일·가정 양립이 되지 않아 자녀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로서 자녀와의 대화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들도 있는 것 같다”며 가족관계서비스사업 강화를 시사했다.
청소년들의 사회관을 살펴보면 62.8%는 우리사회를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고 응답해 지난 2017년 59.6%에 비해 증가했다. ‘공정한 사회’라는 응답은 47.6%로 2017년(46.3%)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직업선택 기준, ‘자신의 능력’
청소년의 직업선택 기준은 △자신의 능력(37.8%) △적성(16.8%) △안정성(15.6%) 순으로 조사됐다. 2017년도와 비교해 경제적 수입보다 자신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의미있는 차이로 나타났다.
만 13세~24세 중 일하는 청소년의 직업은 서비스직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임금 근로자 중 71.6%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업무 수행 중에 손님으로부터 폭언,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응답도 15.2%에 달했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맞추어 청소년의 역량을 제고하고 전인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 차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비대면 활동 프로그램의 개발·보급과 청소년의 학교생활 만족도 제고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며 “청소년이 꿈과 역량을 키우고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청소년기본법’ 제49조에 따라 청소년의 삶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해 중장기 정책의 비전과 목표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전국 5072가구, 청소년 717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