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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의 혁신…가성비·가심비 갖춘 홈플러스로 바뀐다

함지현 기자I 2018.03.27 14:13:49

"이마트·트레이더스, 분리돼 완결된 쇼핑할 수 없어"
'홈플러스 스페셜'·'코너스' 공개…PB강화 의지도
"PB, 가격 경쟁력 갖출 것…편의점 숫자 늘리기 경쟁 NO"
유통업계 첫 女 CEO…"여성 인력 대변 영광스러운 자리"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사진=홈플러스)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1위 이마트에 도전장을 냈다. 창고형 할인매장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더한 특별 매장을 선보이고, 자체 상표(PB) ‘심플러스’로 이마트의 ‘노브랜드’ ‘피코크’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 변화를 주도하고 나선 이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다.

임 사장은 27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사업전략 간담회를 열고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합한 멀티채널 할인점인 ‘홈플러스 스페셜’과 지역 밀착 커뮤니티 몰인 ‘코너스’를 소개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차례로 적용할 홈플러스 스페셜은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매장이다. 이른바 ‘완결된 장보기’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를 위해 상품구성 수준을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모두를 아우르도록 넓히고 매대 면적,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까지 모두 바꾼다.

상품 가격은 대부분 연중 상시 저가(Every Day Low Price) 형태를 적용한다. 상품 수가 줄어든 만큼 남는 공간은 주요 상품의 진열면적을 늘리고 고객 동선을 넓히는 데 쓴다. 고객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도록 가시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적용 매장으로 결정된 곳은 없지만 대략 10개 점포가 연내 전환될 예정이다.

코너스는 옥상 풋살파크나 지역 청년 창업 브랜드, 싱글맘 쉼터, 벼룩시장 등을 들이는 지역 밀착형 몰을 말한다. 임 사장은 판매 공간이 줄어든 만큼 일시적으로 수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모객 효과로 지속적인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영국 테스코와의 협업으로 이어온 PB와 글로벌 소싱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PB는 ‘심플러스’를 대표적인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브랜드로 키우는 한편, 간편식은 기존 브랜드를 ‘올 어바웃 푸드’ 체계로 일원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홈플러스)
새로운 유통 모델을 선보이고 PB를 강화하는 등 주요 내용이 이마트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임 사장은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마트는 현재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를 별개로 운영하고 있으며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 PB는 별도 브랜드화할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임 사장은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와 분리 운영되므로 완결된 쇼핑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고자 한다”며 “결코 이마트를 따라가는 카피캣 전략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홈플러스 PB만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이마트가 최근 편의점 ‘이마트24’ 사업에 힘을 주고 나서면서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편의점인 ‘홈플러스365’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상권에 밀착한 주거형으로 재탄생하는 작업이 단행돼야 한다”며 “단순한 숫자 늘리기 경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통업계 첫 여성 CEO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개인의 영광이기보다 같이 일했던 여성 인력을 대변하는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하고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좀 더 많은 여성 인력과 함께 일 해 나갈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임 사장은 1998년부터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호주 엑스고(Exego) 그룹 재무부문장(CFO) 등을 역임하며 유통업계 재무 전문가로서 풍부한 경력을 쌓은 ‘재무통’이다. 2015년 홈플러스 CFO로 합류해 경영지원부문장(COO·수석부사장)으로 활약하며 회사 재무안정성과 기업 가치 향상에 기여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로 승진한 이후에는 정규직 자동전환, 고객이 신선식품 품질에 만족할 때까지 교환·환불해 주는 ‘신선 품질 혁신’ 제도 등을 시행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가 업계 1위 이마트와 정면대결에 나선다. 지난해 이마트는 연매출 약 15조8000억원을 기록했으며, 홈플러스가 8조원 규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본사 전경.(사진=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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