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02일 0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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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증권 및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뮤니스바이오, J2H바이오텍, 글라세움, 휴톰 등은 올해 기평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기업별 탈락 사유는 공개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수익성과 매출 확대 가능성, 자금 조달 계획 등 사업성 관련 피드백이 과거보다 구체적이고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특례상장은 매출과 이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도 기술력을 근거로 상장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각각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예비심사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평가기관과 거래소가 기술 못지않게 상장 이후의 지속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단순히 임상에 진입했거나 후보물질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매출을 낼지 사업적인 가시성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평을 통과한 기업의 사례도 기술을 사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얼마나 구체적인지를 보여준다. 브리즈바이오는 비바이러스성 유전자 전달 플랫폼 ‘나노갤럭시’를 앞세워 AA와 A등급을 받았다. 아직 파이프라인이 초기 개발 단계라는 점에도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과의 공동연구·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과 후속 사업 기회를 제시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엠비디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반응 분석 기술의 수요처와 매출 경로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 점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신약 개발사에 당장 제품 매출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임상 단계별 가치 상승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경로는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이제는 기술의 차별성만큼 그 기술을 사업 계획과 숫자로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평가기관이 기술의 독창성과 경쟁 우위만큼이나 매출 추정의 근거를 검증하면서 바이오 신약개발사의 부담은 더 커졌다. 신약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 허가까지 오랜 시간과 대규모 자금이 드는 산업이다. 뛰어난 기술을 확보해도 당장 제품을 팔아 매출을 내기는 어렵다. 반면 의료기기, 진단, 정밀의료 분야는 허가와 서비스 출시 이후 비교적 이른 시점에 고객사·병원 매출을 만들 수 있어 사업화 경로를 설명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평이 나온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하려면 결국 요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역산해 경영진이 계속 계획을 짠다”며 “파이프라인 개발만으로는 부족하고 매출과 사업화 계획도 함께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 심사를 통과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심사 기조가 보수적으로 변한 배경에는 상장기업을 둘러싼 시장 신뢰 문제가 있다. 파두 사태 이후 성장성 추정과 공시 신뢰도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데 이어, 최근 삼천당제약 사태처럼 바이오 기업의 임상·사업화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른바 ‘승강제’ 도입 등 상장·퇴출 체계 개편 논의까지 진행되면서, 거래소와 평가기관이 상장 초기부터 부실 가능성을 낮추는 데 한층 무게를 두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상장을 준비하던 바이오 기업들도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내 예비심사 청구를 염두에 두고 기평을 준비했던 기업 중 일부는 최근 평가 결과와 시장 여건을 지켜보며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임상 진척도만으로 승부를 보기보다 기술이전 협상, 공동개발 계약, 초기 매출 확보 등을 보강한 뒤 일정을 다시 잡고 있다. 본 평가에 앞서 예비 기술성 평가나 외부 컨설팅을 받는 사례도 늘었다.
기술성 평가에서 예비심사 청구에 필요한 최소 등급을 확보하지 못하면 6개월간 재신청할 수 없다. 평가 자료를 다시 마련하고 부족한 사업성 요건을 보완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실제 상장 일정은 1년 안팎 늦춰질 수 있어 기업들이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업계에서는 기술특례의 심사가 매출 유무만으로 흐르지는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약개발은 기술 검증부터 임상, 허가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단기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초기 혁신기업이 오히려 자본시장 진입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는 당장의 실적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혁신기업에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상장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라며 “당장의 매출이나 수익성에 지나치게 무게를 둘 경우, 오히려 상장 전 자금 조달이 가장 필요한 초기 신약개발 기업들이 시장 진입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