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트립in 신영내 기자] 아담하게 형성된 만을 배경으로 피어난 유채밭은 그저 한 폭의 그림이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끝까지 달리고도 또 한 시간 더 달려 완도에 도착. 그리고 배로 50분을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청산도. 눈 앞에 펼쳐지는 풍광을 보면서 역시 달려간 보람이 있구나 느꼈다.
△구불구불 길 따라 진도아리랑이 들려오는 서편제 촬영지
돌담을 비집고 나오는 노란 유채꽃 물결에 시선을 빼앗기고 걷다 보면, 스피커를 통해 영화 서편제의 송화와 유봉의 진도 아리랑 노랫가락이 들려온다. 춤을 출 줄도 모르지만,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며 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기가 센 곳으로 유명한 청산도의 범바위
범의 웅크린 모습을 닮은 범바위는 바람이 불면 바위틈에서 범 우는소리가 난다 한다. 이곳 범바위는 기(氣)가 세다고 알려졌다. 이 좋은 기운을 관광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기체조체험, 생기가 흐르는 삼각의자,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열 번째 맞이하는 슬로길 걷기 축제
올해로 열 번째를 맞는 청산도 슬로길 걷기 축제는 5월 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청산도 슬로길은 청산도 주민들의 마을 간 이동로로 이용되던 길로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하여 슬로길 이라 붙여졌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서편제 길은 1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도청항을 시작으로 미항길, 동구정길, 서편제길을 거쳐 화랑포길을 걷는 코스로 90분 정도 걸린다. 1코스 이외의 코스를 걷고자 할 때는 마을버스나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느림의 미학을 맛보러 가는 청산도 여행에서는 타고 간 자동차는 완도항에 주차하고 가기를 권한다.
△ 상서마을의 옛 담장 길 돌아보기
소박한 그들의 삶을 닮은 작은 돌덩이들이 얼기설기 놓인 담장 길이 아름다운 상서마을이다. 지난해의 마른 덤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돌 틈 사이로 빠끔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여린 생명이 이 마을에 다시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느린 섬 여행학교
청산면 양지리에 위치한 청산도 느린 섬 여행학교는 폐교가 된 청산중학교 동 분교를 개조한 곳이다. 청산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르쳤던 작은 학교가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한 박자 느린 걸음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조용하고 한적하며 내부도 깔끔하다. 학교라는 컨셉에 따라 이름도 미술실, 문학실, 영화실로 되어있다. 이곳에서는 숙박뿐만 아니라 간단한 취사도 가능하나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슬로푸드 체험도 가능하다. 다락방이 있는 구조라 윗방으로 올라갈 때는 내부에 있는 계단을 이용한다. 테라스에서는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파트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꾀나 좋아할 것 같다.
유채꽃과 청보리의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 앞으로만 내닫던 우리의 삶에 쉼표를 찍어보자. 비록 바쁜 도시 생활의 쳇바퀴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나 자신과 가족의 행복이 차선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이라도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보면 작고 소소한 행복이 보일 것이다. 비록 느리더라도 멋진 삶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